- ……잘 왔어, 마이클란.
귀공의 활약, 기억해 두지.
- 하, 잘 오고 자시고
전부 자기가 시켜 놓고서는.
- 저 남자, 아까 그……
- 저 남자, 아까 그……
- ……저기, 넌 왜
몰래 엿듣고 있는 건데?
- 다투는 것 같은데, 괜히 나섰다가
얘기가 복잡해지면 곤란하잖아.
- 다투는 것 같은데, 괜히 나섰다가
얘기가 복잡해지면 곤란하잖아.
- 어이 멧돼지, 뭐 하자는 거야.
이런 도적놈을 장수 자리에 앉히겠다니……
- 다 2년 전, 내가 즉위할 때 변경백을
포함한 이들과 이야기해서 정한 거야.
- 구스타브 일행에게 명해 이자를 잡아,
병사를 주고 왕가에 충성을 맹세하게 했지.
- 그런 걸 물어본 게 아니야.
왜 이런 짓을 했냐고 물었다.
- 실력 있는 지휘관이 필요했으니까.
우리 군에서 가장 부족한 건 지휘관이야.
- 그는 변경백에게서 용병술을 배웠어.
그 실력은 나도 이 두 눈으로 확인했다.
- ………………
- 루그의 시대로부터 수백 년 동안, 퍼거스는
문장과 유산의 힘의 보호를 받아 왔어.
- 외부의 적으로부터 국토를 유지하기 위해
그 힘에 줄곧 의지해 온 거지.
- 물론 아드라스테아와의 전투에 있어서도
영웅의 유산은 쉽게 포기할 수 없어.
- 하지만 유산만으론 나라를 지킬 수 없어.
사용자가 없어지면 싸움은 거기서 끝이야.
- 더군다나 영웅의 피도 계속 옅어지는 지금
이런 자들을 등용해 나가지 않으면……
- 네 말이 옳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런 문제가 아니야……!
- 얼마 전까지 악행에 손을 물들이던 자를
그런 자리에 등용해도 될 거라고 생각해?
- 고티에가 장남의 소문은 너무 유명해요.
도적으로 전락해 약탈을 일삼았다고……
- 그런 자를 장수로 등용하면, 병사들도
불만을 품지 않을까요……?
- 하! 등용은 무슨…… 허울만 좋았지
실제로는 그냥 포로야, 난.
- 부관, 부하…… 왕가를 따르는 정예 놈들이
잘 때조차 날 감시한다고.
- ……이봐, 실뱅. 남 일 보는 듯한 표정인데
넌 그래도 상관없는 거냐?
- 폐하가 전부터 의논하셨던 얘기니까.
딱히 이제 와서 토 달 생각은 없어.
- 사이좋게 지내자고, 형.
형은 내 얼굴, 보고 싶지도 않겠지만.
- ………………
- ……아무튼, 그렇게 됐다.
무슨 일 생기면 또 불러 줘, 국왕 폐하.
- ……또 수단을 가리지 말라느니
할 생각이냐?
- 부정하진 않겠어. 하지만 지금 난 그를
등용하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해.
- 그가 도적으로서 저지른 행위는
결코 용서받을 수 있는 게 아니야.
- 그런 인간을 장수로 세운 나도 같이
책망받아 마땅하겠지.
- ……하지만 혹시 그에게 문장이 있었다면
그의 인생은 전혀 달랐을지도 몰라.
- ……내가 죽인 백부님처럼 말이야.
- ………………
- 폐하의 생각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가 지금껏 해친 사람들은……
- ……떠난 자는 돌아오지 않아. 빼앗은 것은
돌려줄 수 있어도, 목숨은 그럴 수 없어.
- 속죄의 의지가 없다면, 그 목숨으로.
있다면 다른 형태로, 메꿔야겠지.
- ……목숨을 걸고 남을 위해 싸우는 게
그 나름의 속죄가 될 거라고, 난 생각해.
- 그럼에도 사람들이 그를 용서할 수 없다면
그들도 복수의 칼을 들 권리가 있어.
- ……무슨 말인지는 알겠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얘기를 해.
- 책임을 지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야.
단순히, 생각을 공유하라는 얘기다.
- 그래…… 미안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