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다녀왔습니다.
- 그래……
- 거짓 복종과 미르딘대교 기습,
아버지의 지휘는 실로 훌륭했습니다.
- 하지만, 왜 저에게까지 숨기셨던 겁니까?
알았더라면 저도 아버지와 함께……
- 그럴 수는 없었다. 디아도라가 함락됐다면
나는 그대로 제국에 항복할 셈이었어.
- 배신자의 오명을 쓰는 것은 나 혼자로
족하다…… 너는 끝까지 청렴해야만 해.
- 명문 글로스터가의 적자로서 말이지.
- 아버지……
- 허나 클로드는 무서운 사내다. 이번에는
녀석의 입발림에 넘어가 책략을 따랐지만……
- 그 결과, 우리 영지의 일부가 전장이 되어
영민들을 위험으로 몰아넣고 말았어.
- 하지만…… 이번 성과를 생각하면
피해는 미미한 정도이지 않습니까?
- 미미한 피해를 무시해선 영주가 될 자격이 없다.
……그런 감각이 클로드에겐 없는 것이지.
- 그건……
- 로렌츠, 나는 이 이상 그 위험한
젊은이를 따를 생각이 없다.
- 설마…… 동맹을 이탈하시려는 겁니까?
- 이탈이 아니라,
나는 이제 은퇴할 생각이다.
- 아버지!?
- 나는 그 맹주와 같은 길을 걷고 싶지가 않아.
설령 동맹을 구할 자가 그자라 해도 말이지.
- 너라면 나보다도 훨씬 더 클로드와
잘해 나갈 수 있을 게다.
- 제게 당주를 물려준다, 라는……?
정말로 그걸 바란다는 말씀이십니까?
- 로렌츠…… 나의 아들아. 지금껏
너에게 내 사상을 강요해 왔다만……
- 그것도 오늘까지다. 앞으로는
너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거라.
- 다만, 글로스터가가 지켜야 할
영민들만은 절대 잊지 말도록.
- 알겠습니다. 글로스터가의 당주라는
중대한 역할, 삼가 받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