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레오폴트 각하, 동맹군의 동향에 관해 보고드립니다.
  2. 말해 보게.
  3. 각지에서 남하하던 동맹 제후의 장병들이 미르딘대교 북쪽의 연안으로 집결 중입니다.
  4. 병력 규모로 미루어 봤을 때, 이미 방어를 위한 행동이 아닌 듯합니다.
  5. 역시 그랬군. 설마 동맹군이 내 영지를 위협하는 날이 올 줄이야.
  6. 어떡하지, 아버지!? 에델가르트한테 지원을 요청할까?
  7. 훗, 폐하께 폐를 끼쳐야 할 정도로 난처하지는 않다.
  8. 정말로? 지난번 패전 때문에 병력도 꽤 줄어들었잖아.
  9. 폐하께서 이끄시는 주력군은 왕국 쪽에 있다. 되돌리기엔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
  10. 게다가, 퇴각전에서 크게 활약했다는 용병단이 이쪽으로 돌아와 있다.
  11. 제랄트 용병단이랬나? 확실히 강해 보이긴 했는데.
  12. 그리고, 오지랖 넓은 옥스가의 영애가 지원하러 와 준다더군. 그것으로 충분해.
  13. 그렇다면…… 뭔가 해볼 만할 것 같은데?
  14. 그럼 이제 정면으로 부딪쳐서 쳐부수기만 하면 되는 거야?
  15. 결전의 땅은 그론다즈 평원…… 한때 그리핀전에 쓰였던 황량한 그 일대가 좋겠군.
  16. 이긴 다음을 생각하면, 동맹군도 함부로 농지를 어지럽히지는 않을 테니 말이지.
  17. 동맹군에는 팔미라군을 몇 번이나 격퇴한 홀스트도 있지? 몸이 근질거리는걸……!
  18. 아니…… 넌 나서지 마라. 그 사내는 내가 상대해야 할 거다.
  19. 어째서! 해 보지 않으면 모르잖아!?
  20. 모른다는 건 이미 힘에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적은 홀스트만이 아니야.
  21. 제국군이 고배를 마시게 한 글로스터 백작의 행동……
  22. 그 계책을 꾸몄을 맹주 클로드는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될 상대다.
  23. 클로드…… 확실히 머리는 잘 돌아갈 것 같은 녀석이었지.
  24. 알겠느냐? 책략에 책략으로 맞서려 해서는 안 된다.
  25. 확실하게 적의 책략을 간파한 다음 상대하지 않고, 힘으로 꺾어야 한다.
  26. 오오! '책략을 봉쇄하는 힘'이라! 해 보이겠어!
  27. 나데르님~ 다들 이미 녹초가 다 됐습니다.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르고……
  28. 미안하지만 조금만 더 버텨 줘. 절약하지 않으면 돌아갈 때의 몫을 확보할 수가 없다.
  29. 네? 돌아갈 때의 식량이 없다고요? 샤하드님은 대체 무슨 생각이신 건지……
  30. 지금 그분 머릿속엔 왕위 계승을 위해 명성을 쌓을 생각밖엔 없어.
  31. 졌을 때를 위한 대비 따윈 생각도 안 할 거다. 이겨서 탈취할 작정이겠지.
  32. 그렇군요…… 샤하드님 생각대로 전투가 진행된다면 좋겠지만……
  33. 음. 이기면 상관없지만, 어딘가에서 실수라도 한다면 우린 전멸할 거다.
  34. ……국왕께선 왜 샤하드님이 마음대로 하게 두시는 걸까요?
  35. 아끼시던 칼리드 왕자가 실종된 후, 국왕께서도 무기력해지셨으니까.
  36. 나데르, 다음 증원이 도착할 것이다! 큰아버님께 빌린 정예군이니 기뻐하거라!
  37. 어이쿠…… 또 늘어나는 겁니까?
  38. 전투의 승패를 결정짓는 건 병사의 수다.
  39. 그리고 그들을 지휘하는 게 이 몸이라면 만에 하나라도 패배할 리가 없지.
  40. 허나 전투에는 지리적 이점이라는 것도……
  41. 나중에 듣지. 일단 맞이해서 포진하라 전해라. 이 몸도 곧 친히 격려하러 가겠다…… 하하핫!
  42. 에휴…… 아무리 격려한들, 주린 배가 부르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43. 게다가 이리 머릿수에만 의지해서 싸우면 외지 녀석들에게 야만인 소리나 듣겠지.
  44. 아아, 마음에 드는 게 하나 없구만. 꼬맹아, 난 대체 어떻게 하면 좋으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