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들어라, 실뱅.
네가 다음 고티에 변경백이다.
- 나를 대신해, 갖은 외적으로부터
왕과 백성과 동료를…… 가족을 지키거라.
- 과거에 내가 지키지 못했던 것들이다.
……부족한 아버지라 미안하구나.
- ………………
- ……그래서, 작위를 계승하라는 말이죠.
- 그래, 연방국의 침공에 호응이라도 하듯
북방 민족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어.
- 이런 상황에 고티에 변경백 자리를
공석으로 둘 수도 없고.
- 물론 삼가 받들겠습니다. 아버지가
떠나셨을 때 이미 각오는 했었으니까요.
- 하하, 하지만 결국 제가 당주라니……
형은 뭐라고 할까요.
- 그가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할 것 같진 않다만,
일단 서부 거점에도 사정을 전해 두지.
- 실뱅님…… 참으로 면목 없습니다.
변경백께선 아군의 퇴로를 여시고자……
- 사과하지 마세요. 당신이 사과하면,
아버지가 목숨을 거신 의미가 없습니다.
- 그 사람은 긍지, 가문, 국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우의를 위해 명을 다했어요.
- 끝까지 자기만족을 위한 이기적인 판단을
관철했으니, 아무런 후회도 없을 겁니다.
- 성을 떠날 때의 아버지 모습은 정말,
그렇게나 환한 얼굴은 태어나서 처음 봤어요.
- ……하지만, 내가 좀 더 잘 대처했더라면
변경백께서 돌아가시지는 않았을 텐데.
- 전쟁이니까. 네가 아무리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때가 있는 법이야.
- 프랄다리우스가는 잘 싸워 줬어.
애쉬도, 너희도, 충분히 노력했어.
- 프랄다리우스가는 잘 싸워 줬어.
애쉬가 항복할 정도의 전장이었잖아.
- ……실뱅.
- 내가 증오하는 건, 아무렇지도 않게 뭐든
빼앗으려 드는 외부인들…… "외적"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