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니까~ 내 말 듣고 있냐고,
린하르트. 난 진짜 봤다니까.
- 몇 번이나 들었어.
들었지만, 잘못 본 거라고 생각할 뿐이지.
- 잘못 봤을 리가 없잖아?
그 녀석은 머리가 없었어…… 진짜로!
- 아니…… 머리가 없는 몸만 멀리서 보고
어떻게 사람 몸이라고 판단하는 건지.
- 유령 같은 비논리적인 게
존재할 리가 없다니까.
- 아무리 네가 상대라도
이것만은 단호하게 부정하겠어.
- 왜 그렇게 완강해?
- 왜 그렇게 완강해?
- 평소 같았으면 「그럴지도 모르겠네」라며
적당히 흘려들었을 거면서.
- 평소 같았으면 「그럴지도 모르겠네」라며
적당히 흘려들었을 거잖아.
- 모르겠어? 그야……
- ……앗.
아버지? 이런 데까지 웬일이세요?
- 아버지까지! 둘이서 어쩐 일이야!?
- 나는 폐하와 의논할 일이 있어서 말이다.
직접 말씀을 여쭙고 싶었거든.
- 나는 아직도 다소 어지러운 제국 동부의
상황에 대해 궁내경과 볼일이 조금 있어서.
- 그래서 겸사겸사 저희 얼굴도
보러 오신 건가요.
- 뭐, 이런 시대에 언제 사별하더라도
이상한 일은 아니니까요.
- 이런, 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놀랍구나.
- 자, 그럼 가자, 카스파르.
거기 있는 자네들도 따라오게.
- 엥, 우리?
- 엥, 우리?
- 설마 저까지 포함된 건 아니겠죠.
……아버지?
- 나는 반대했다.
하지만…… 이자가 들을 리가 없지.
- 에기르 전 공작에게 호응한 반란군의 잔당이
숨어 있는 마을을 알아내서 말이다.
- 거길 공격해 잔당을 한꺼번에 해치우는 게
레오폴트의 속셈인 모양이더군.
- 설마 우리끼리 한다고?
- 내 군대는 서쪽에서 왕국군과 대치 중이지.
폐하의 군대는 결전 준비로 움직일 수 없고.
- 그러니 최소한의 전력으로 토벌할 수밖에.
시간이 아깝다, 가자!
- 어, 어어!
알았어!
- ……저 둘만 보냈다가
죽기라도 하면 어찌 되겠느냐?
- 하아…… 저도 알아요.
저분은 도저히 제어가 안 된다는 것쯤은요.
- 카스파르도 똑같거든요.
정말이지, 쏙 빼닮은 부자지간이라니까요.
- 자네도 물론 와 줄 테지?
- 내 예측으로는, 자네가 가세하지 않으면
사상자가 나올 정도의 격전이 될 텐데.
- 승낙한다
- 거절한다
- 그렇게 협박하는데 어떻게 거절해?
- 그렇게 협박하는데 어떻게 거절해?
- 베르그리즈 백작도 그렇지만
당신도 참 대단하다니까, 정말이지.
- 베르그리즈 백작도 그렇지만
당신도 참 대단하다니까, 정말이지.
- 그런 소릴 해도, 나는……
- 그런 소릴 해도, 나는……
- 아니, 너도 와 주면 좋겠어.
내가 부탁해도 안 될까?
- 이럴 때 아버지의 예측은
상당히 높은 확률로 적중하거든……
- ……알았어.
너까지 그러니 별수 없군.
- ……알았어.
너까지 그러니 별수 없지.
- 흠…… 안심했다.
나름대로 신뢰 관계를 쌓은 모양이구나.
- 저 말인가요? 그런 이야기는 됐으니
얼른 가죠.
- 그래, 이러다가
그 두 사람이 먼저 출발하겠어.
- 그래, 이러다가
그 두 사람이 먼저 출발하겠어.
- 서둘러 쫓아가야 해……
- 서둘러 쫓아가야 해……
- 물론이다.
역시 자네는 믿음직스럽군.
- ………………
- 가는 길에 성가신 일이 없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