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음, 제도의 가극단이라.
전혀 상상이 안 되는걸.
- 용병 일로 여기저기 다녔다곤 해도,
지방 소영주의 의뢰가 대부분이라……
- 가르그 마크에 오기 전까진 제도나 왕도 같은
큰 도시와는 전혀 인연이 없었거든.
- 제도에 와서도 그런 눈부신 세계?
같은 거랑은 인연이 없었고.
- 쉽게 말하면, 마을 축제에 올리는
작은 극을 몇천 배나 화려하게 만든 건데.
- 극의 요소요소에 인상적인 노래가 들어가고,
그걸 부르는 사람 중의 주역이 「가희」야.
- 이해했다고 말한다
- 용병으로 비유한다
- 대충 이해했어.
대단한 녀석이란 뜻이지.
- 그렇게 대단하면, 이명 같은 건 없어?
- 즉…… 용병으로 치자면 "파멸의 검"이나
"잿빛 악마" 같은 전장의 주역이라는 건가.
- 그러고 보니 도로테아도
이명이 있었지?
- 있지.
"신비의 가희"야.
- 오오, 멋진데.
확실히 네겐 수수께끼 같은 매력이 있지.
- 고마워. 하지만 그 이름이 생긴 건……
내가 고아에, 갑자기 나타났기 때문이라 좀 그래.
- 그래서 신비가 붙었구나.
그런 말을 듣고 보니 마냥 좋아할 수도 없군.
- 하지만…… 가희가 될 정도니까
실력은 확실한 거잖아?
- 한 곡 불러 줄 수 없어?
난 가극이라는 게 상상이 안 돼서.
- 어쩔 수 없지.
이번만 특별히 불러 주는 거다?
- 붉은 비를 맞으며 불타는 대지를 넘어……♪
허공을 가르는 검을 불러들이는 하늘을……♪
- 복수의 시간, 일어서라……♪
복수의 황야에 피어나라, 피의 꽃이여……♪
- ……어때?
- 오오…… 오오?
- 어머, 마음에 안 들었어?
시큰둥한 반응이네.
- 솔직하게 대답한다
- 둘러댄다
- 대단하지만…… 너무 대단해서
잘 모르겠다는 게 솔직한 감상이야.
- 내가 아는 노래는, 술 취한 용병이나
밭일하는 마을 사람들이 부르는 게 전부라.
- 아니, 너무 대단해서 할 말을 잃었어.
전혀 들어 본 적 없는 노래이기도 했고.
- 제대로 된 감상을 못 들려줘서 미안해.
- 괜찮아, 신경 쓰지 마.
그런 일은 자주 있으니까.
- 그럴지도 모르지만……
괜찮다면 또 들려줄 수 있을까?
- 한 번 더 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다음엔 좀 더 제대로 된 감상이 나올지도 몰라.
- ……후후훗, 좋아.
한 번 더 기회를 만들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