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우…… 오늘 훈련은 만족스럽지 못했어.
더 단련해야겠는걸……
- 넌 정말 한결같구나.
보고 있으면 미안한 마음이 들어.
- 왜 네가 미안해하는 거야.
내가 미숙하다는 얘기잖아.
- 두고 보라고, 실뱅. 다음 전투에선
저번보다 두 배는 활약하고 말 테니까.
- 그런 이야기가 아니야.
……끌어들였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 우리에게 있어서 이 전쟁은 자기 집안이
망하느냐 마느냐의 싸움이야.
- 지면 집도 가족도, 나고 자란 고향마저
모두 잃게 되겠지.
- 하지만 넌 우리와 다르잖아?
넌 원하는 곳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이야.
- 그렇군.
하긴 나는 떠돌이니까.
- 너한테 「고향」이라고
할 만한 곳은 없어?
- 일단 있긴 있는데……
- 그 산속 마을을 고향이라 불러도 될지는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어.
- ………………
- 아마 난 평생 이해할 수 없겠지.
너희의 고향에 대한 마음을.
- 그럼 넌 폐하한테 받는 돈 때문에
이렇게 진지하게 일하는 거란 말이야?
- 그렇다고 대답한다
- 아니라고 대답한다
- 돈을 받았으면 당연히 그만큼 일해야지.
뭐, 동료를 지키고 싶단 마음도 있지만.
- 아하하, 너답게 명쾌한 대답이군.
뭐, 그런 것도 싫지는 않지만……
- 내가 열심히 일하는 건, 이번엔 꼭 동료를
지키고 싶어서야. 물론 돈도 중요하지만.
- ……훗. 그렇구나.
제법 닭살 돋는 말도 다 하잖아.
- 지금의 내겐 동료가 있는 이 나라가
고향 같은 거니까.
- 하하. 이렇게 살기 힘든 나라를
고향 같은 거라니, 용케도 말하네.
- 춥고, 빈곤하고, 무엇보다 오락이 부족해!
덤으로 스렝이라는 적까지 딸려 있어.
- 그거야 뭐, 부정할 순 없지만……
그래도 너희에겐 소중한 고향이잖아?
- 그래…… 그렇지. 그것만은 분명해.
- 그런 재미없는 고향을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는 것도 우리가 할 일이겠지.
- 전쟁이 끝난 뒤는 몰라도,
지금은 나도 온 힘을 다해 너희를 돕겠어.
- ……아, 맞다. 전쟁 하니 생각난 건데,
전에 도면을 보여 줬던 마도 포대……
- 다음에 실험을 함께해 주지 않겠어?
시험해 봤더니 위력이 참 안타깝더라고!
- 그래, 좋아.
……역시 완성은 한참 멀었나 보네?
- 너무하네, 일단 여러모로 시험은 하고 있어.
마도학원에 연락도 해 봤고.
- 하하,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조만간 성공할 거야.
- 난 알아. 네가 의욕을 보일 땐
반드시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