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고 보니 들었어?
클레이만가의 잔당이 토벌됐다던데.
- 응…… 그 사건 때문에 근처 마을에도
피해가 상당하다면서?
- 물론 군사를 일으킨 쪽도 어리석지만……
폐하도 폐하야. 그런 희생을 내시다니.
- ………………
- 어라, 마음이 쓰이는 모양인걸.
이의가 있다면 부딪쳐 보지 그래?
- ……아냐. 나도 디미트리가
무슨 생각인지 이해한 건 아니라서.
- 그는 우리와 선을 긋고 있으니까.
자기 백부를 죽이고서부터 계속.
- [HERO_MF], 미안하지만 며칠 동안
구스타브와 함께 자리 좀 지켜 주겠어?
- 어디 나가게? 별일이네,
두두나 로드릭씨 없이 혼자서라니.
- 두 사람은 마침 더스커에 갔어.
그들에겐 그들이 할 일이 있으니까.
- 그럼 내가 동행할게.
마침 휴가라서 한가했거든.
- [HERO_MF], 모처럼 휴가인데
일하는 건 그다지 바람직한 일은 아니야.
- 아니, 너한테만은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은데……
- ……그렇군, 그럼 부탁할게. 그리 유쾌한
목적지는 아니지만 일손은 필요하니까.
- ……어딜 가나 했더니,
저번 토벌전 때 피해를 본 마을일 줄이야.
- 게다가 직접 장례를 치르다니,
왕이 할 일은 아니잖아?
- 설령 왕의 일이 아니라고 해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만 해.
- ……아무도 휘말리게 하고 싶지 않았어.
이런 식으로 목숨을 빼앗을 생각은 없었어.
- 하지만 이렇게 마을 사람들을 죽인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이 작전을 채택한 나야.
- 무척 고심한 끝에 선택한 방법이잖아.
로드릭씨나 다른 사람들과도 의논했고……
- 과정 따위 결과 앞에선 무의미해.
죽은 자의 목숨은 돌아오지 않으니까.
- 동의한다
- 부정한다
- ……그 말대로, 노력을 거듭한다고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 아니, 이것보다 나은 방법은 없었잖아.
최선을 다했어. 후회할 일이 아니야.
- 너라면 부모를, 친구를 잃은 자 앞에서
이게 최선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겠어?
- 자신이 저지른 잔인한 소행에서
눈을 돌려서는 안 돼.
- 하지만 이 싸움을, 이 희생을 정의라고
외치지 않으면 병사는 따라 주지 않아.
- 언제까지 이런 짓을 계속해야 할까……
- ……디미트리.
- 자초지종을 말하면 다른 사람들도
조금은 네 생각을 이해해 줄 텐데.
- 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
이건 어디까지나 내 문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