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카스파르.
마침 잘 만났다.
- 무슨 일인데?
훈련하러 가자는 거면 대환영이라고!
- 아니, 그것도 있긴 한데……
이번에 네 아버지가 오신다며?
- 유명하신 군무경의 훈련에 나도
끼워 줄 수 없을까 해서.
- 아버지의 훈련?
……그만두는 게 좋을 것 같은데?
- 왜?
너도 같이 하는 거 아냐?
- 맞아, 하지만 그건 어렸을 때부터
계속 시킨 탓에……
- 간신히 버티고 있는 거지,
일반적으로는 절대로 못 견뎌.
- 그런 말을 듣고 물러날 줄 알고?
부탁 좀 할게.
- 어쩔 수 없지…… 그럼 토하지 않게
밥은 굶고 오도록 해.
- 그리고 훈련 후에 다른 일정을 잡으면
무조건 못 지킬 거야. 그렇게 알아 둬.
- 낙관적으로 대답한다
- 위축된다
- 그렇게까지 말할 정도야?
조언은 따르겠지만 괜찮을 거 같은데?
- 각오해 두는 게 좋을걸.
나는 벌써 몇 번이나 겪어 봤어.
- 그렇게까지 말할 정도야……?
불안해지는데……
- 그래, 각오해 두라고~
나는 벌써 몇 번이나 겪었어.
- 아버지의 연옥보다 지옥 같은 특훈을……!
- ………………
- 어이, 살아 있어?
- 그래……
- 살아는 있지만 기력이 완전히 바닥났네.
아버지가 널 칭찬하던데?
- 처음 참가해서 여기까지 따라오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라고 말이야.
- 더 힘든 훈련을 생각해 보겠대.
좀 봐줬으면 좋겠는데.
- 넌 대단한 사람이구나……
저런 훈련을 일상적으로……
- 그렇지는 않아.
익숙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을 뿐이야.
- 나는 너처럼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으니까.
그만큼 몸으로 메꿔야 하잖아.
- 그래서 계속 단련하는 거야.
어쩌면 효율은 낮을지도 모르지만!
- 아니, 그건 이미……
효율이 어쩌고 할 수준을 넘었는데……
- 너의 그 절대로 꺾이지 않을 것 같은……
올곧음이 어디서 온 건지 알 거 같아……
- 그래?
뭐, 네가 살아남아서 다행이야!
- 다음 전장에서는 특훈의 성과를
제대로 발휘해 보자고!
- 말할 기력도 없다
- 힘을 짜내서 대답한다
- 그래……
- 맡겨만 줘……
성과가 없으면 수지가 안 맞으니까……
- 으하하하! 녹초가 된 너를 보는 것도
왠지 신선하고 재밌네!
- 웃을 일이 아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