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흡!
이야아아압!
- 큭!
하압!
- 여기까지만 할까……
이야, 만족스러운 훈련이었어!
- 나도 좋은 훈련이 됐어.
고마워, 카스파르.
- 천만에!
언제든 불러만 줘!
- 맞다, 다음엔 라파엘도 부르자!
그 녀석, 근육이 장난 아니라고!
- 그래, 부탁할게.
훈련 상대가 없어서 난처할 때가 많거든.
- 아, 그건 어쩔 수 없지. 황제를 진심으로
때릴 수 있는 녀석이 얼마나 있겠어.
- 넌 아무렇지도 않게 공격하잖아.
얼굴이든 급소든.
- 아, 아니, 그건 그, 너라면 받아 낼 거라는
신뢰감의 표현이라고나 할까……
- 괜찮나, 나?
휴베르트가 알면 죽는 거 아닌가……
- ……벌써 알아. 전선에 서는 이상
단련은 필요하다며 납득하고 있어.
- 휴……
그런데 왜 계속 전선에 서는 거야?
- 분명 당신 실력이 뛰어나긴 하지만,
황제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큰일이잖아.
- 나처럼 공을 세우고 싶은 것도 아니고,
후방에서 지시를 내리는 게 낫지 않아?
- 에델가르트가 자주 말하는 「합리적」이었나?
그런 사고방식에도 반하는 것 같은데.
- ……너에게 합리성을 추궁당하다니,
정말 너무 의외인걸.
- 하지만, 맞아.
확실히 합리적이지 않은 부분은 있어.
- 그렇지? 거 봐, 나도 머리를 쓸 때가
있다니까?
- 다만…… 동시에 합리적인 이유도 있거든.
- 내가 전선에 서면 아군의 사기가 오르고,
나라는 전력을 전장에서 활용할 수 있어.
- 죽지만 않는다면, 내가 싸우는 게
최선의 방법인 건 틀림없어.
-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합리적이지 않은 부분은 뭔데?
- 혼자만 안전한 곳에 있다는 걸
용서할 수 없다는 이유, 려나.
- 모두가 내 명령으로 목숨을 걸고 싸워.
적의 목숨을 빼앗고 적에게 목숨을 빼앗겨.
- 그 가운데서 나만 목숨을 걸지 않는 건
불평등하지 않겠어?
- 황제인데도?
- 황제이니까, 지.
내 고집이야.
- 결국 모두와 같이 싸우고 싶다는 거야?
그런 마음이라면 나도 있어.
- 뭐, 그렇게 생각해도 지장은 없어.
- 으하하! 그거 기쁜데!
- 나랑은 전혀 다른 당신도,
나와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는 거잖아!
- 그리고 생각해 보니…… 당신이 후방에
버티고 앉아 있는 모습은 상상이 안 돼!
- 역시 적진 한가운데서 도끼를 휘두르며
나쁜 녀석들을 날려 버리고……
- 카스파르…… 넌 다른 것도 좀
나처럼 갖고 있어야 할 것 같아.
- 가령, 예절이라든가……
- 으윽, 난 예절 갖춰서 행동하는 게
서투르다고! 좀 봐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