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레스는 무슨 꿍꿍이를……
제도는 괜찮으려나. 또 숨어들……
- ……누구야?
- 앗, 에델가르트씨!?
- 베르나데타?
이런 시간에 이런 데서 뭘 하는 거야.
- 저기, 그러니까, 자, 잠깐 여기에
틀어박혀 있을까 싶어서……
- 여긴 가끔 베르가 틀어박히는 데
쓰는 곳이거든요……
- 그랬구나.
방해해서 미안해.
- 아뇨, 딱히……
- 저, 에델가르트씨, 어쩐지
기운이 없으시네요?
- 뭔가 고민이라도 있으세요?
괜찮다면 베르가 들어 드릴게요.
- 고마워. 하지만 황제의 고민은 마르지
않는 법이니까. 듣고 있으려면 끝도……
- 저기, 그런 게 아니라……!
- 베르나데타?
- 전에 베르의 저주가 풀린 것일 수도
있겠다는 얘기를 했을 때……
- 에델가르트씨, 「나도」라고
말하려 하셨잖아요.
- 저처럼 에델가르트씨에게도
뭔가 저주가 있는 게 아닐까 해서요.
- 그래서 이렇게, 베르처럼
밤에 혼자 이런 곳에서……
- ………………
- 큰일이네. 네게 간파당할 줄은
생각도 못 했어.
- 네 말이 맞아.
나에게도 줄곧 날 괴롭혀 온 게 있었어.
- 그 상대와 싸워 이기고, 저주는 풀렸다고
생각했었는데……
- 그렇게 쉽지가 않네.
아직 상대는 살아 있고, 동료까지 있어.
- 그렇군요.
베르도…… 역시 쉽지 않아요.
- 계속 밖에 있다 보면, 갑자기 틀어박히고
싶어지고, 무조건 혼자가 되고 싶어져서.
- 저는 어딘가에 틀어박혀야 하는
사람이 돼 버린 것 같아요.
- 다 그래, 베르나데타.
누구나 상처를 안고 앞으로 나아가는 거야.
- 누군가가 위로해 주면 상처도 치유할 수
있을 거라는 건 환상에 불과하니까.
- 세상은 참 험난하네요……
- 하지만 절망할 필요도 없어.
그러려고 싸우는 거잖아?
- 사람들이 부당한 상처를 입지 않는 세상을,
일어서고 싶은 이가 일어설 수 있는 세상을……
- 틀어박히고 싶은 이가 틀어박힐 수 있는 세상을,
우리가 만들어 가면 돼. 이 손으로.
- 정말로요!?
베르도 싸워서 틀어박힐 거예요!
- 그래, 할 일만 다 끝나면 그다음엔
얼마든지 틀어박혀 있어도 좋아.
- 그 할 일이라는 게 엄청 힘든데요!
역시 험난해요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