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탈레스는 무슨 꿍꿍이를…… 제도는 괜찮으려나. 또 숨어들……
  2. ……누구야?
  3. 앗, 에델가르트씨!?
  4. 베르나데타? 이런 시간에 이런 데서 뭘 하는 거야.
  5. 저기, 그러니까, 자, 잠깐 여기에 틀어박혀 있을까 싶어서……
  6. 여긴 가끔 베르가 틀어박히는 데 쓰는 곳이거든요……
  7. 그랬구나. 방해해서 미안해.
  8. 아뇨, 딱히……
  9. 저, 에델가르트씨, 어쩐지 기운이 없으시네요?
  10. 뭔가 고민이라도 있으세요? 괜찮다면 베르가 들어 드릴게요.
  11. 고마워. 하지만 황제의 고민은 마르지 않는 법이니까. 듣고 있으려면 끝도……
  12. 저기, 그런 게 아니라……!
  13. 베르나데타?
  14. 전에 베르의 저주가 풀린 것일 수도 있겠다는 얘기를 했을 때……
  15. 에델가르트씨, 「나도」라고 말하려 하셨잖아요.
  16. 저처럼 에델가르트씨에게도 뭔가 저주가 있는 게 아닐까 해서요.
  17. 그래서 이렇게, 베르처럼 밤에 혼자 이런 곳에서……
  18. ………………
  19. 큰일이네. 네게 간파당할 줄은 생각도 못 했어.
  20. 네 말이 맞아. 나에게도 줄곧 날 괴롭혀 온 게 있었어.
  21. 그 상대와 싸워 이기고, 저주는 풀렸다고 생각했었는데……
  22. 그렇게 쉽지가 않네. 아직 상대는 살아 있고, 동료까지 있어.
  23. 그렇군요. 베르도…… 역시 쉽지 않아요.
  24. 계속 밖에 있다 보면, 갑자기 틀어박히고 싶어지고, 무조건 혼자가 되고 싶어져서.
  25. 저는 어딘가에 틀어박혀야 하는 사람이 돼 버린 것 같아요.
  26. 다 그래, 베르나데타. 누구나 상처를 안고 앞으로 나아가는 거야.
  27. 누군가가 위로해 주면 상처도 치유할 수 있을 거라는 건 환상에 불과하니까.
  28. 세상은 참 험난하네요……
  29. 하지만 절망할 필요도 없어. 그러려고 싸우는 거잖아?
  30. 사람들이 부당한 상처를 입지 않는 세상을, 일어서고 싶은 이가 일어설 수 있는 세상을……
  31. 틀어박히고 싶은 이가 틀어박힐 수 있는 세상을, 우리가 만들어 가면 돼. 이 손으로.
  32. 정말로요!? 베르도 싸워서 틀어박힐 거예요!
  33. 그래, 할 일만 다 끝나면 그다음엔 얼마든지 틀어박혀 있어도 좋아.
  34. 그 할 일이라는 게 엄청 힘든데요! 역시 험난해요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