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차……
- 어라, 베르나데타님……
그 서류가 도착한 겁니까?
- 으꺄악! 휴, 휴베르트씨!
베, 베르는 나쁜 짓은 하나도……
- 그럼 그걸 넘겨주실까요.
저한테 온 거지요?
- 마, 맞아요.
에델가르트씨한테 부탁을 받았거든요.
- 하아, 무거워라……
이거, 대체 무슨 서류인가요?
- 이 근방에 도적 등이 출몰한 기록입니다.
오래된 기록까지 살펴봐야 해서 말이지요.
- 그러고 보니 도적단을 몰아붙였지만 결국
놓쳤다고 들은 것 같은데……
- 네…… 정말 난처하게 됐습니다.
들쥐조차 몰아내지 못하는 부대가 다 있다니요.
- 히익!
화, 화나셨나요……?
- 글쎄요, 어떨까요.
화낼 가치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습니다만.
- 그, 그래도 화나신 것 같은데……
- 그거 아십니까, 베르나데타님.
끈질기게 굴면 상대가 화낸다는 것을.
- 꺄, 꺄아악!
그그그그, 그렇죠.
- 그래도, 쥐 소굴을 찾아낼 필요는
생긴 것 같아서 말이지요.
- 도적이 출몰한 곳이나, 과거 거점의 소재를
조사해서 짐작해 보려고 하는 겁니다.
- 흐음~ 힘들겠네요……
- 어쩔 수 없지요. 겁에 질린 쥐새끼들은
굴에 틀어박혀 나오질 않는 법입니다.
- 그, 그렇군요. 그래도
틀어박히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돼요!
- ………………
- 아, 그, 그래도 축제 같은 거라도 열리면
무심코 나와 버릴지도 모르겠네요……!
- 엄청 재밌어 보이기도 할 거고……
그…… 사람이 없다면, 말이지만요……
- 무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귀하는
축제를 열어도 안 나오시지 않습니까.
- 하지만…… 도적들은 다를지도 모르겠군요.
- 무슨 말이죠?
- 도적은 귀하와 달리, 틀어박히고 싶다는
마음 따위 없다는 말입니다.
- 그들은 토벌 부대에 쫓겨,
한동안은 제대로 번 것도 없을 터.
- 돈벌이가 될 무대를 마련해 주면……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겠지요.
- 호오, 그럴까요?
- 그 미끼가 바로 축제입니다.
- 전쟁의 영향도 있어서, 본격적인 축제는
요즘 들어 열린 적이 없으니까요.
- 그저 백성들의 마음을 달랜다는 뜻에서도,
실로 유효한 책략이 될 겁니다.
- 역시 베르나데타님.
제게선 나올 수 없는 멋진 발상입니다.
- 갑자기 칭찬을 다 하시고, 왜 그러세요!?
뭔가 꿍꿍이가 있으신 거죠오오오!
-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저 일을 조금 도와줄 수 있으실까 해서요.
- 그, 그건 그거대로 싫어요오오오!
용서해 주세요오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