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후우…… 다음엔 언제 제도에 돌아갈 수 있을까……
  2. 이런, 도로테아님. 제가 방해됐는지요.
  3. 괜찮아요. 잠깐 생각 좀 하고 있었어요. 왜요?
  4. 실은 귀하께서 계시던 가극단 일로……
  5. 혹시 무슨 일 있었어요?
  6. 아뇨, 귀하께 편지가 와서요. 마침 제가 손이 비었던 터라……
  7. 직접 가지고 왔습니다. 겸사겸사 이야기라도 할까 싶어서요.
  8. 정말, 놀라게 하지 마세요. 당신이 찾아오다니 어지간히 큰일인 줄 알았잖아요.
  9. 큭큭…… 그거 죄송하게 됐군요. 안심하시길.
  10. 아무튼, 할 이야기란 건 다름이 아니라…… 왜 귀하께선 가극단에 돌아가지 않느냐는 겁니다.
  11. 무슨 말이죠? 제가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었나요?
  12. 아니요. 하지만…… 그 부분이 마음에 걸려서요.
  13. 귀하께선 결코 싸움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친 사람을 보면 마음 아파할 정도이지요.
  14. 게다가, 가극단으로부터 돌아오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15. 그런데도 이렇게 계속 전선에 서는 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16. ……………… 분명 당신의 말이 옳아요.
  17. 저도 가극단에 돌아가는 길을 생각한 적은 있어요.
  18. 가극단에서 일하며 각지에 노래를 전하고, 전쟁으로 다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한다……
  19. 예를 든 것뿐이지만, 그런 길을 고르더라도 에델이나 다른 사람들의 힘이 될 거예요.
  20. 그건 그렇잖아요?
  21. 네, 오히려 몹시 유용한 일이라 봅니다.
  22. 그래도…… 전 다른 사람들과 같이 싸우고 싶었어요.
  23. 저만 안전한 곳에 있기가 싫었죠. 이 기분, 이해하실지 모르겠네요.
  24. 이해합니다. 저도 그런 마음이 전혀 없이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니니까요.
  25. 하지만 그렇다면…… 전선에 가극단을 불러 가희로서 병사를 위문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26. 귀하께서 그 생각을 못 했을 거라 생각되진 않습니다만.
  27. 뭐든 다 아시네요. 조금 분한데요.
  28. 한 가지 더 이유가 있다면, 제가 평민으로서 에델을 지지해 주고 싶어서예요.
  29. 가희 같은 위치에 있으면, 일반적인 평민 대우를 받지는 못하잖아요?
  30. 귀족과 평민의 신분 차이를 없애려 하는 에델의 힘이 되기 위해……
  31. 저는, 일반 평민의 대표로서 계속 싸우고 싶어요. 제 고집이긴 하지만요.
  32. ……………… 이거 놀랍군요.
  33. 저는 귀하의 각오를 얕보고 있었습니다. 주군을 위해 고난의 길을 걷겠다니……
  34. 그리고, 그것 말고도 중요한 이유가 있어요.
  35. 또 있다고요?
  36. 여기엔 미래가 있고, 의지도 되는 귀족 자제들이 많이 있잖아요?
  37. 제도에서 가희에게 몰려드는 나약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거든요.
  38. 큭큭큭큭…… 그렇군요. 그것도 중요한 일이지요. 귀하도 참 강인해서 호감이 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