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우……
다음엔 언제 제도에 돌아갈 수 있을까……
- 이런, 도로테아님.
제가 방해됐는지요.
- 괜찮아요. 잠깐 생각 좀 하고
있었어요. 왜요?
- 실은 귀하께서 계시던 가극단 일로……
- 혹시 무슨 일 있었어요?
- 아뇨, 귀하께 편지가 와서요.
마침 제가 손이 비었던 터라……
- 직접 가지고 왔습니다.
겸사겸사 이야기라도 할까 싶어서요.
- 정말, 놀라게 하지 마세요. 당신이 찾아오다니
어지간히 큰일인 줄 알았잖아요.
- 큭큭…… 그거 죄송하게 됐군요.
안심하시길.
- 아무튼, 할 이야기란 건 다름이 아니라……
왜 귀하께선 가극단에 돌아가지 않느냐는 겁니다.
- 무슨 말이죠?
제가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었나요?
- 아니요.
하지만…… 그 부분이 마음에 걸려서요.
- 귀하께선 결코 싸움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친 사람을 보면 마음 아파할 정도이지요.
- 게다가, 가극단으로부터 돌아오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 그런데도 이렇게 계속 전선에 서는 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 ………………
분명 당신의 말이 옳아요.
- 저도 가극단에 돌아가는 길을
생각한 적은 있어요.
- 가극단에서 일하며 각지에 노래를 전하고,
전쟁으로 다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한다……
- 예를 든 것뿐이지만, 그런 길을 고르더라도
에델이나 다른 사람들의 힘이 될 거예요.
- 그건 그렇잖아요?
- 네, 오히려 몹시 유용한 일이라 봅니다.
- 그래도…… 전 다른 사람들과 같이
싸우고 싶었어요.
- 저만 안전한 곳에 있기가 싫었죠.
이 기분, 이해하실지 모르겠네요.
- 이해합니다. 저도 그런 마음이 전혀
없이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니니까요.
- 하지만 그렇다면…… 전선에 가극단을 불러
가희로서 병사를 위문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 귀하께서 그 생각을 못 했을 거라
생각되진 않습니다만.
- 뭐든 다 아시네요.
조금 분한데요.
- 한 가지 더 이유가 있다면, 제가 평민으로서
에델을 지지해 주고 싶어서예요.
- 가희 같은 위치에 있으면, 일반적인
평민 대우를 받지는 못하잖아요?
- 귀족과 평민의 신분 차이를 없애려 하는
에델의 힘이 되기 위해……
- 저는, 일반 평민의 대표로서
계속 싸우고 싶어요. 제 고집이긴 하지만요.
- ………………
이거 놀랍군요.
- 저는 귀하의 각오를 얕보고 있었습니다.
주군을 위해 고난의 길을 걷겠다니……
- 그리고, 그것 말고도 중요한 이유가 있어요.
- 또 있다고요?
- 여기엔 미래가 있고, 의지도 되는
귀족 자제들이 많이 있잖아요?
- 제도에서 가희에게 몰려드는 나약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거든요.
- 큭큭큭큭…… 그렇군요. 그것도 중요한
일이지요. 귀하도 참 강인해서 호감이 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