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으음~! 날씨 좋다!
역시 산책은 아침에 해야 제맛이지!
- ……어라?
저기 있는 사람, 애쉬인가……?
- 아, 역시 애쉬였구나.
이렇게 아침 일찍 뭐 해~?
- 좋은 아침이에요, 아네트.
- 마을 사람들에게 글을 읽는 법이나
간단한 계산 같은 걸 가르치고 있었어요.
- 그러다 너무 몰두해 버리고 말아서……
하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침까지……
- 그랬구나…… 고생 많았어.
그런데 왜 마을 사람들에게?
- 거리에서 물건을 사고 있었는데 터무니없는
방식으로 약을 파는 상인이 있었거든요.
- 그런데 강매당하는 사람들이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걸 사길래……
- 가만히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사람들 앞에서 계산해서 보여 주다가……
- ……점점 이야기가 열기를 띠게 돼서요.
계속 사람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이렇게 됐어요.
- 아하하…… 애쉬답네.
그래도 그거, 무척 좋은 일인 것 같아!
- 저기, 혹시 또 기회가 생기면
나도 돕게 해 줄래?
- 일단 읽고 쓰기랑 계산은 할 줄 알고
마법이나 역사도 가르칠 수 있을 거야.
- 정말로요? 그럼 저야 고맙죠!
당신이 도와준다니 든든하네요.
- 제가 공부는 꽤 좋아하지만
남을 가르치는 건 잘 못하거든요.
- 하긴, 배우는 거랑 가르치는 건
전혀 다르니까.
- 그러고 보니 애쉬는 읽고 쓰고 계산하는 걸
로나토 경에게 배웠다고 했었나?
- 네. 뭐, 정말 간단한 계산 같은 건
아버지한테서도 배웠지만요.
- 로나토님이 자주 말씀하셨어요.
배움이란 자신의 정의를 찾는 수단이라고.
- 자신의 정의를…… 찾는다고?
- 네. 이 세상에 뭐가 정의고 뭐가 악인지
뚜렷하게 나뉘어 있지는 않잖아요?
- 그렇기에 자신이 믿어야 하고
관철해야 하는 정의를 찾아야 한다고.
- 그걸 찾기 위한 수단이 지식이나 교양,
그런 것들이라고 말씀하셨어요.
- 그렇구나. 하긴, 나도 지식은 제대로
사물을 판단하기 위한 잣대가 된다고 생각해.
- 나도 마도학원이나 사관학교에서 배우고 나서
처음으로 보이기 시작한 게 많았거든.
- 마을 사람들은 결코 유복하지 않아요.
거짓이나 위험 속에서 살아가야 하죠.
- 그런 그들이기에 더욱더 자기 나름의 정의로
사물을 판단해 줬으면 싶기도 하고……
- 전 그걸 돕고 싶어요.
- 퍼거스의 기사로서보다……
예전에 가난하게 살았던 인간으로서요.
- ……너무 견실해서 존경스럽네.
나도 애쉬를 본받아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