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으음~! 날씨 좋다! 역시 산책은 아침에 해야 제맛이지!
  2. ……어라? 저기 있는 사람, 애쉬인가……?
  3. 아, 역시 애쉬였구나. 이렇게 아침 일찍 뭐 해~?
  4. 좋은 아침이에요, 아네트.
  5. 마을 사람들에게 글을 읽는 법이나 간단한 계산 같은 걸 가르치고 있었어요.
  6. 그러다 너무 몰두해 버리고 말아서…… 하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침까지……
  7. 그랬구나…… 고생 많았어. 그런데 왜 마을 사람들에게?
  8. 거리에서 물건을 사고 있었는데 터무니없는 방식으로 약을 파는 상인이 있었거든요.
  9. 그런데 강매당하는 사람들이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걸 사길래……
  10. 가만히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사람들 앞에서 계산해서 보여 주다가……
  11. ……점점 이야기가 열기를 띠게 돼서요. 계속 사람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이렇게 됐어요.
  12. 아하하…… 애쉬답네. 그래도 그거, 무척 좋은 일인 것 같아!
  13. 저기, 혹시 또 기회가 생기면 나도 돕게 해 줄래?
  14. 일단 읽고 쓰기랑 계산은 할 줄 알고 마법이나 역사도 가르칠 수 있을 거야.
  15. 정말로요? 그럼 저야 고맙죠! 당신이 도와준다니 든든하네요.
  16. 제가 공부는 꽤 좋아하지만 남을 가르치는 건 잘 못하거든요.
  17. 하긴, 배우는 거랑 가르치는 건 전혀 다르니까.
  18. 그러고 보니 애쉬는 읽고 쓰고 계산하는 걸 로나토 경에게 배웠다고 했었나?
  19. 네. 뭐, 정말 간단한 계산 같은 건 아버지한테서도 배웠지만요.
  20. 로나토님이 자주 말씀하셨어요. 배움이란 자신의 정의를 찾는 수단이라고.
  21. 자신의 정의를…… 찾는다고?
  22. 네. 이 세상에 뭐가 정의고 뭐가 악인지 뚜렷하게 나뉘어 있지는 않잖아요?
  23. 그렇기에 자신이 믿어야 하고 관철해야 하는 정의를 찾아야 한다고.
  24. 그걸 찾기 위한 수단이 지식이나 교양, 그런 것들이라고 말씀하셨어요.
  25. 그렇구나. 하긴, 나도 지식은 제대로 사물을 판단하기 위한 잣대가 된다고 생각해.
  26. 나도 마도학원이나 사관학교에서 배우고 나서 처음으로 보이기 시작한 게 많았거든.
  27. 마을 사람들은 결코 유복하지 않아요. 거짓이나 위험 속에서 살아가야 하죠.
  28. 그런 그들이기에 더욱더 자기 나름의 정의로 사물을 판단해 줬으면 싶기도 하고……
  29. 전 그걸 돕고 싶어요.
  30. 퍼거스의 기사로서보다…… 예전에 가난하게 살았던 인간으로서요.
  31. ……너무 견실해서 존경스럽네. 나도 애쉬를 본받아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