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늪 바닥에서~ 찾아온~♪
가지각색의~ 마수들~♪
- 둥글게 서서 춤추니…… 음~ 이게 아닌데.
둥글게 서…… ……? 거기 누구 있어?
- ……아, 미안. 말을 붙여도 될지 몰라서.
노래 연습 중이야, 아네트?
- 뭐야, 실뱅이구나? 깜짝이야~
응, 맞아. 설마 계속 듣고 있었어?
- 뭐, 그렇지. 정말 너다우면서도
무서우…… 독창적인 노래네.
- 저기, 왠지 순간 무섭다는 말이
들린 것 같은데?
- 아니, 아니…… 정말 좋은 노래였어.
누구한테 들려줄 예정이라도 있는 거야?
- 응. 나중에 모두에게 불러 주려고.
가사도, 음률도 전부 내가 생각한 거야.
- 잘 완성돼서,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노래가 된 것 같아~
- 어, 으응. 그렇구나.
……그런데 늪의 마수…… 마수라.
- 어, 왜? 마수가 어쨌는데?
- 아니, 음~ 아까 그 노래의 가사 말인데……
사람들 앞에서 부를 거라면, 그……
- 그렇지, 마수보단 귀여운 동물 같은 게
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까?
- ……그렇구나. 확실히 그럴 것 같아.
귀여운 동물이라면…… 곰? 그것도 큰 곰!
- 커다란 곰. ……뭐, 마수보다는 낫나.
가까이서 보지만 않으면 귀여울 수도 있겠네.
- ……그런데, 곰이 등장하게 되면
늪 바닥에서 찾아온다는 건 좀 안 어울리는데?
- 차라리 숲속에서 커다란 곰이
둥글게 서서 춤추는 노래로 하면 어떨까?
- 숲속의 곰…… 상상만 해도 귀엽다~!
굉장해! 작사에 재능 있는 것 아니야?
- 아니, 모처럼 아네트가 생각한 가사인데
잘난 듯이 떠들어서 미안해.
- 아냐, 모두가 힘이 나는
좋은 노래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걸.
- 고마워, 실뱅.
같이 열심히 생각해 줘서 기뻐.
- 아하하, 너처럼 노력하는 아가씨를
내가 내버려 둘 리가 있겠어?
- 완성되면 또 들려줘. ……오,
그 표정을 보니 이미 완성됐나 보네?
- 응, 실뱅과 이야기한 덕분에
악상이 샘솟듯 떠올랐거든!
- 그거 다행이군.
괜찮으면 조금 들려줄래?
- 물론이지! 분명 깜짝 놀랄걸……
- 숲속에서~ 나타난~♪
수백만 마리~ 곰 떼~♪
- 둥글게 서서 춤추니~♪
연회의 밤에~ 고기가 흩날리네~♪
- ……음. 괜히 더 무서운 얘기가 된 것도 같지만,
뭐…… 이것도 일종의 재능일 수 있겠다.
- 듣다 보면 이런저런 고민이 바보처럼
느껴질 듯한 좋은 곡이야, 아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