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라, 메체.
이렇게 늦게까지 깨어 있었어?
- 응, 잠이 잘 안 와서.
혹시, 안도?
- ……응. 내일 출진한다~ 하고 생각하니
아무래도 너무 긴장돼서.
- 그치~ ……실은 나도 그래.
안, 잠이 올 때까지 얘기라도 하지 않을래?
- 응, 그러자! ……에헤헤,
이러니까 학원에 있을 때가 생각나네.
- 후후. 그 무렵엔 같은 방을 쓰면서
한밤중까지 참 많이도 얘기했었지~
- 맞아. 그리워라……
엄청 옛날 일 같아.
- 그때 이후로 많은 일이 있었으니까~
사관학교에도 가고, 전쟁이 시작되고……
- 메체하고는 계속 같이 있었지.
사관학교가 휴교하고 나서도, 지금도.
- 내가 워낙 모자라서, 모두의 발목을
붙잡기만 했는데……
- 메체가 있어 준 덕분에
지금까지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아.
- 어머머.
그렇게 말하면 나도 똑같아~
- 얼마 전에도
안에게 도움을 받았는걸.
- 왜, 도적이 판 함정에
내가 걸려든 적이 있었잖아?
- 그땐 정말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네가 구하러 와 줘서……
- 그야 당연하지! 내가 메체를
내버려 둘 리가 없잖아!
- ……그런데, 결국 나까지 같이
함정에 걸려서 다치고 말았었지.
- 그땐 메체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주변을 볼 수가 없어서……
- 메체가 마법으로 치료해 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너무 부주의했어.
- 뭐 어때. 결국에는 둘이 힘을 합쳐
모두에게 돌아올 수 있었잖아?
- ……에헤헤. 돌이켜 보니 우리,
항상 이런 식이었구나.
- 앞으로도 메체와 함께라면 무슨 일이든
헤쳐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 나도 그래. 안, 앞으로도
계속 함께 있자~
- 물론이지! 이 전쟁이 끝난 후에도……
할머니가 되더라도, 쭉 함께 있자.
- 메체랑 같이 하고 싶은 일이나
가고 싶은 곳이 잔뜩 있단 말이야.
- 둘이서 화장품도 사러 가고……
디아도라 거리에서 같이 산책도 하고.
- 어머! 너무 좋다~ 그럼,
나도 왕도에 있는 가게에서…… 앗.
- 안, 이런 소원이나, 하고 싶은 일들은
전쟁이 끝나고 나서 얘기하기로 할래?
- 어? 왜?
- 어딘가에 적어 뒀다가, 나중에 둘이서
서로 알려 주는 거야. 재밌겠지~?
- 와, 재밌겠다! 그럼 어느 쪽이
더 많이 소원을 말하나, 시합하는 거다?
- ……좋았어. 방에 가면 바로
잊지 않게 적어 둬야지.
- 어머나. 그러면 점점 더
잠이 안 올 텐데~?
- 맞다, 잠이 안 와서 여기 온 거였지!
메체랑 이야기하다 깜빡 잊고 있었네.
- 고마워. 덕분에 마음이 편해졌어.
나, 이제 돌아갈게.
- 후후…… 나야말로 고마워.
잘 자, 안. 내일 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