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좋아…… 괜찮을 거야. 얼른 챙겨서 얼른 돌아오면 되는 거니까……
  2. ……안녕하세요, 아네트.
  3. ……!
  4. 죄, 죄송합니다. 제가 놀라게 했나 보네요.
  5. 앗…… 잉그리트구나…… 미안…… 깜짝 놀라서 그만.
  6. 아뇨, 신경 쓰지 마세요. 그보다 이런 밤중에 뭐 하세요?
  7. 그게, 식당에 참고서를 두고 와서. 가지러 갈까 싶었거든……
  8. 우연이네요. 저도 놓고 온 게 있어서 식당에 찾으러 가던 길이었는데.
  9. 그, 그럼 나랑 같이 가자! 잉그리트가 같이 있으면 든든하니까!
  10. 저, 저기…… 든든하다뇨? 무슨 말씀이신지…… 뭐, 알겠습니다.
  11. ……………… 까, 깜깜하네……
  12. !? 저기, 지금 무슨 소리 안 났어!? 저, 저, 저 풀숲 쪽에서……!
  13. 풀숲? 아, 저 그림자…… 설마 또 이렇게 늦게까지……
  14. 아, 아네트!? 뛰면 안 돼요, 그쪽엔 분명 식량 상자가……!
  15. 아파라~~~~!!! 왜 이런 데 상자가 있는 거야~~~~!
  16. 아네트……
  17.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어떻게든 도착했네~! 고마워, 잉그리트!
  18. 무, 무사히 도착해서 다행이네요…… 아네트는 어두운 곳을 싫어하시나요?
  19. 응…… 옛날부터 너무 싫었어. 극복하고 싶기는 한데.
  20. 그러는 잉그리트는 안 무서워? 왜, 유령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21. 딱히…… 어두운 곳에 대한 거부감은 없어요. 유령을 본 적도 없고……
  22. 그래도 상상하면 무섭지 않아? 죽은 사람이 땅속에서 스멀스멀 기어 올라온다거나……!
  23. 갈라테아령 근방에서도 전해지는 전설이군요. 어릴 적에 오빠에게 자주 듣곤 했어요.
  24.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지금쯤 지상은 죽은 자로 가득하지 않을까요?
  25. 으, 으음. 그야 그렇지만, 기분이 좀 그렇다고나 할까……
  26. 죽은 자가 유령이 되어 만나러 온다니 사실이라면 멋지겠다는 생각마저 드는데요.
  27. 사람은 죽으면 그걸로 끝이잖아요. 다시는 만날 수도, 이야기할 수도 없죠.
  28. ……그러게. 그렇지. 죽으면 거기서 끝이니까……
  29. 그러면…… 아니다, 그래서 더욱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 거겠지?
  30. 네, 전 그렇게 생각해요.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니까요.
  31. ……좋았어, 잉그리트! 돌아갈 땐 나 혼자서도 괜찮아!
  32. 엇, 괜찮으시겠어요? 오실 때 꽤 힘들게 오신 것 같은데……
  33. 그렇긴 한데,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것도 이렇게 살아 있는 지금밖에 할 수 없는 거잖아?
  34. 어두운 곳은 물론 무섭지만…… 나, 힘내 보려고!
  35. 후훗…… 저 명랑함은 나도 본받아야겠네. 살아 있는 지금밖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