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리시테아!
  2. ……큰 소리로 이름 부르지 마세요. 뭔가 저에게 볼일이라도 있으신가요?
  3.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왔어. 잠깐 시간 좀 내 줄 수 없을까?
  4. 하고 싶은 말……? 상관은 없지만, 짧게 부탁드려요.
  5. 물론이고말고. 솔직히 말해 네 미래 이야기다, 리시테아.
  6. ……?
  7.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어. 너 같은 수재가 이런 비합리적인 삶을 선택한 것을.
  8. 무엇을 위해 치열하게 사는 건지, 왜 귀족의 지위를 버리려 하는 건지.
  9. 나는 그 이유를 찾았다. 네가 살아가는 이유를 이해하려고 했어.
  10. 민폐니까 그만둬 주실래요?
  11. ……라고 해 봤자 이미 늦은 것 같군요. 어쩔 수 없으니, 계속해 보세요.
  12. 그래. 난 결국 네 비밀을 알아내고 여기에 왔어.
  13. 네가 단명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을 알아 버렸거든.
  14. ………………
  15. 그래서, 제 비밀을 알고 당신은 뭘 하고 싶으신 거죠?
  16. 저에게 선택지 따위는 없어요. 그러니, 내버려 두세요.
  17. ……정말로, 선택지가 없는 건가?
  18. 저는 부모님 말곤 아무것도 짊어질 수 없어요. 또 무슨 선택지가 있다는 거죠?
  19. 그건, 지금은 알 수 없지. 하지만……
  20. 보세요, 전혀 모르시잖아요. 저도 뭔가 할 수 있다면야……
  21. '지금은'이라고 했다, 리시테아.
  22. 남은 시간이 적다고 해도 내일모레란 이야기는 아니잖아?
  23. 그렇다면 뭔가가 있을지도 몰라. 나를 얕보지는 말아 줘.
  24. 뭔가가 있을지도 모른다고요……? 대체 뭐가 있다는 건가요?
  25. 그런 정체 모를 희망에 매달려 살아가는 건 이미 옛날에 그만뒀어요!
  26. 리시테아…… 부탁해. 가능성으로부터 눈을 돌리지 말아 줘.
  27. 아룬델 공을 비롯해 제국의 어둠 속에서 암약하던 녀석들이, 많은 정보를 남겨 뒀더군.
  28. 그 내용에 대해서, 내가 휴베르트와 함께 조사해 왔던 건 너도 잘 알겠지.
  29. 그리고 그중에, 코델리아 가문에서 행해진 실험에 대한 기록이…… 발견되었어.
  30. ……!!
  31. 정말, 인가요.
  32. 그래. 그게 즉시 너의 문제를 해결하는 길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아무것도 없다만……
  33. 린하르트나 한네만 선생님 같은 제국의 석학들이 연구에 참여해 주고 있어.
  34. 제국이 자랑하는 문장학자들에게도 협력을 얻어 몇 가지 의문은 풀리고 있어.
  35. 그러니 기다려 줘, 리시테아. 반드시 네 목숨이 다하기 전에 해결할 테니.
  36. ……그런 일이.
  37. 잠깐, 페르디난트! 저도 그 조사에 끼워 주세요!
  38. 그러는 편이 훨씬 좋잖아요! 기다려 보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