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시테아!
- ……큰 소리로 이름 부르지 마세요.
뭔가 저에게 볼일이라도 있으신가요?
-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왔어.
잠깐 시간 좀 내 줄 수 없을까?
- 하고 싶은 말……?
상관은 없지만, 짧게 부탁드려요.
- 물론이고말고.
솔직히 말해 네 미래 이야기다, 리시테아.
- ……?
-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어. 너 같은 수재가
이런 비합리적인 삶을 선택한 것을.
- 무엇을 위해 치열하게 사는 건지,
왜 귀족의 지위를 버리려 하는 건지.
- 나는 그 이유를 찾았다.
네가 살아가는 이유를 이해하려고 했어.
- 민폐니까 그만둬 주실래요?
- ……라고 해 봤자 이미 늦은 것 같군요.
어쩔 수 없으니, 계속해 보세요.
- 그래. 난 결국 네 비밀을 알아내고
여기에 왔어.
- 네가 단명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을 알아 버렸거든.
- ………………
- 그래서, 제 비밀을 알고
당신은 뭘 하고 싶으신 거죠?
- 저에게 선택지 따위는 없어요.
그러니, 내버려 두세요.
- ……정말로, 선택지가 없는 건가?
- 저는 부모님 말곤 아무것도 짊어질 수 없어요.
또 무슨 선택지가 있다는 거죠?
- 그건, 지금은 알 수 없지.
하지만……
- 보세요, 전혀 모르시잖아요.
저도 뭔가 할 수 있다면야……
- '지금은'이라고 했다, 리시테아.
- 남은 시간이 적다고 해도
내일모레란 이야기는 아니잖아?
- 그렇다면 뭔가가 있을지도 몰라.
나를 얕보지는 말아 줘.
- 뭔가가 있을지도 모른다고요……?
대체 뭐가 있다는 건가요?
- 그런 정체 모를 희망에 매달려 살아가는 건
이미 옛날에 그만뒀어요!
- 리시테아…… 부탁해.
가능성으로부터 눈을 돌리지 말아 줘.
- 아룬델 공을 비롯해 제국의 어둠 속에서
암약하던 녀석들이, 많은 정보를 남겨 뒀더군.
- 그 내용에 대해서, 내가 휴베르트와 함께
조사해 왔던 건 너도 잘 알겠지.
- 그리고 그중에, 코델리아 가문에서 행해진
실험에 대한 기록이…… 발견되었어.
- ……!!
- 정말, 인가요.
- 그래. 그게 즉시 너의 문제를 해결하는 길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아무것도 없다만……
- 린하르트나 한네만 선생님 같은
제국의 석학들이 연구에 참여해 주고 있어.
- 제국이 자랑하는 문장학자들에게도
협력을 얻어 몇 가지 의문은 풀리고 있어.
- 그러니 기다려 줘, 리시테아.
반드시 네 목숨이 다하기 전에 해결할 테니.
- ……그런 일이.
- 잠깐, 페르디난트!
저도 그 조사에 끼워 주세요!
- 그러는 편이 훨씬 좋잖아요!
기다려 보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