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파엘, 오늘은 어쩐 일이야?
- 오! 왔구나, 애쉬.
여기에 앉아서 기다려!
- 어? 어…… 응. 알았어.
- 자, 애쉬. 먹어 봐!
- 이 요리, 전에 내가 가르쳐 준……
……혹시 네가 만든 거야?
- 응, 오늘 만든 건 내 최고 걸작이야!
사양 말고 마음껏 먹어!
- ……향이 좋네. 보기에도 전보다
깔끔해졌고, 무척 맛있어 보여.
- 그럼…… 잘 먹을게!
- ……잘 먹었다. 엄청 맛있었어!
간도 절묘하고, 허브 향이 나는 게 최고였어.
- 그렇지, 그렇지?
「맛있다」는 말을 들으니 기쁘다아!
- 네 말대로 그날 이후로 풍미를 더하거나
보기 좋게 담는 법을 열심히 연습했거든.
- 부대 사람들에게도 먹어 보라고 해서
소감이나 의견을 물어보기도 하고……
- 처음엔 잘 안됐었는데
제법 실력이 늘었지?
- 응, 굉장해……
네가 그렇게 노력하고 있는 줄 몰랐어.
- 하하핫, 몰랐지이?
그야 비밀리에 만들었으니까아.
- 나, 이 요리가 완성되면 제일 먼저
너한테 먹여 주고 싶었거든!
- 애쉬가 이런 나에게도 열심히
가르쳐 줬으니까. 그 보답이야!
- 라파엘……
………………
- ……이 요리는 말이지. 술집을 하셨던
우리 아버지가 자주 만들어 주셨던 요리였어.
- 너희 아빠라면 그,
로나토씨 말고……
- 응, 친아버지 얘기야.
오래전에 병으로 돌아가셨지만.
- 전에 말했었지? 「맛이 우선이고 멋은
그다음!」이라고 자주 말씀하셨다고.
- 그 아버지 손맛이랑 비슷했어.
네가 만든 요리의 맛이……
- 난 몇 번을 해 봐도 같은 맛이 안 났거든.
이렇게 다시 먹을 수 있는 날이 올 줄이야……
- 너는 그게 맛있는 걸 먹는 표정이냐?
밥이 맛있으면 웃어야 할 거 아냐.
- 미, 미안, 라파엘.
그만 감동하는 바람에……!
- 요리가 맛있으면 웃어야지……
……네 말이 맞아.
- 그리고 다 같이 웃으며 먹는 편이
요리가 더 맛있게 느껴질 것 같기도 하고.
- 그래, 맞아. ……음?
웃으며 먹어야 밥이 더 맛있어진다면……
- 여관에 돌아가서 「맛있는 밥은 웃으면서
먹을 것」이라는 규칙이라도 만들어 볼까아?
- 아하하! 그 규칙, 난 좋은데?
만든 사람한테도 먹는 사람한테도 좋을 것 같아.
- 오! 너도 그렇게 생각해?
역시 밥은 침울하게 먹는 게 아니지!
- 애쉬. 또 내가 만든 밥이
먹고 싶어지면 말해 줘.
- 고마워, 라파엘.
다음엔 울지 않고 웃으면서 먹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