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라파엘, 오늘은 어쩐 일이야?
  2. 오! 왔구나, 애쉬. 여기에 앉아서 기다려!
  3. 어? 어…… 응. 알았어.
  4. 자, 애쉬. 먹어 봐!
  5. 이 요리, 전에 내가 가르쳐 준…… ……혹시 네가 만든 거야?
  6. 응, 오늘 만든 건 내 최고 걸작이야! 사양 말고 마음껏 먹어!
  7. ……향이 좋네. 보기에도 전보다 깔끔해졌고, 무척 맛있어 보여.
  8. 그럼…… 잘 먹을게!
  9. ……잘 먹었다. 엄청 맛있었어! 간도 절묘하고, 허브 향이 나는 게 최고였어.
  10. 그렇지, 그렇지? 「맛있다」는 말을 들으니 기쁘다아!
  11. 네 말대로 그날 이후로 풍미를 더하거나 보기 좋게 담는 법을 열심히 연습했거든.
  12. 부대 사람들에게도 먹어 보라고 해서 소감이나 의견을 물어보기도 하고……
  13. 처음엔 잘 안됐었는데 제법 실력이 늘었지?
  14. 응, 굉장해…… 네가 그렇게 노력하고 있는 줄 몰랐어.
  15. 하하핫, 몰랐지이? 그야 비밀리에 만들었으니까아.
  16. 나, 이 요리가 완성되면 제일 먼저 너한테 먹여 주고 싶었거든!
  17. 애쉬가 이런 나에게도 열심히 가르쳐 줬으니까. 그 보답이야!
  18. 라파엘…… ………………
  19. ……이 요리는 말이지. 술집을 하셨던 우리 아버지가 자주 만들어 주셨던 요리였어.
  20. 너희 아빠라면 그, 로나토씨 말고……
  21. 응, 친아버지 얘기야. 오래전에 병으로 돌아가셨지만.
  22. 전에 말했었지? 「맛이 우선이고 멋은 그다음!」이라고 자주 말씀하셨다고.
  23. 그 아버지 손맛이랑 비슷했어. 네가 만든 요리의 맛이……
  24. 난 몇 번을 해 봐도 같은 맛이 안 났거든. 이렇게 다시 먹을 수 있는 날이 올 줄이야……
  25. 너는 그게 맛있는 걸 먹는 표정이냐? 밥이 맛있으면 웃어야 할 거 아냐.
  26. 미, 미안, 라파엘. 그만 감동하는 바람에……!
  27. 요리가 맛있으면 웃어야지…… ……네 말이 맞아.
  28. 그리고 다 같이 웃으며 먹는 편이 요리가 더 맛있게 느껴질 것 같기도 하고.
  29. 그래, 맞아. ……음? 웃으며 먹어야 밥이 더 맛있어진다면……
  30. 여관에 돌아가서 「맛있는 밥은 웃으면서 먹을 것」이라는 규칙이라도 만들어 볼까아?
  31. 아하하! 그 규칙, 난 좋은데? 만든 사람한테도 먹는 사람한테도 좋을 것 같아.
  32. 오! 너도 그렇게 생각해? 역시 밥은 침울하게 먹는 게 아니지!
  33. 애쉬. 또 내가 만든 밥이 먹고 싶어지면 말해 줘.
  34. 고마워, 라파엘. 다음엔 울지 않고 웃으면서 먹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