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속한 돈입니다.
- 그래…… 음? 뭐야, 액수가 시원찮은데.
매출이 안 좋았던 거야?
- 네, 요새 싸움이 계속되는 바람에
높으신 분들의 감시가 심한 터라……
- ……그렇군,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동업자들도 가만있진 않을 테니까.
- 뭐, 대책은 찾아 둘게. 조금 모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어떻게든 해 보지.
- 헉, 헉…… 분명 이쪽으로……
……어라, 율리스?
- 뭐야, 애쉬잖아.
왜 이리 허둥대. 무슨 일 있어?
- 방금 수상한 사람이 이리 오지 않았어?
쫓고 있었는데, 놓쳐 버렸거든.
- 수상한 녀석?
아, 내 부하 말이구나.
- 부하라니……
그럼 그 손에 든 건?
- 매상금.
무슨 매상금인지는 말 안 할 거지만.
- 특히 버젓이 왕가의 기사나 하고 있는
네겐 죽어도 말 못 하지.
- 네가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걸 보니
아마도 좋지 않은 돈이겠구나.
- 이봐, 좋지 않은 돈이 뭐냐.
돈은 돈이지. 좋고 나쁘고가 어딨어?
- ……저기 말이지, 쭉 말하려고 했는데
그런 방법으로 돈을 벌면 안 된다고 봐.
- 넌 나보다 훨씬 머리도 좋고
뭐든 할 수 있잖아.
- 누군가를 속이거나 다치게 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거야.
- 이것 봐라, 도적의 두목을 상대로 설교를
늘어놓을 셈인 거냐? 어리석긴.
- 다들 깨끗한 일만 하면서 살아갈 순 없는 거야.
네가 제일 잘 알잖아.
- 가족을 먹여 살리려면 어떤 더러운 짓이라도
해야만 할 때가 있어. ……안 그래?
- ……설마 내 과거를 아는 거야?
이야기한 적도 없는데. 왜 네가……
- 글쎄다? 로베 백작인가……
아니면 로나토 경인가에게 들었던 것 같은데.
- 한번 저지른 악행은 죽을 때까지
자신을 따라오는 법이야.
- ……나도 알아.
하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난……
- 아~ 그럼, 이제 가도 되지?
미안한데, 나도 이래저래 일이 많거든.
- 율리스……
- ……역시, 그래도 난
널 내버려 둘 수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