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네트. 지금 시간 괜찮으신가요?
실험에 참여해 주셨으면 해서요.
- 실험? 응, 괜찮아!
마침 시간이 비어 있었거든.
-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오늘은 밖에서 실험을 하고 싶은데……
- 밖에서? ……그럼 혹시
성격이…… 바뀌는 거야?
- 네. 정말로 본의 아니게도
감수해 주셔야 할 것 같아요……
- 괜찮아. 어떤 콘스탄체여도
믿음직스러우니까, 난 하나도 신경 안 써!
- 좋았어. 그럼 쇠뿔도 단김에 빼랬으니
바로 실험 장소로 가 보자!
- 그, 그렇게 끌어당기지는 마세요.
아직 무슨 실험인지도 말 안 했는데!
- ……아네트님.
정말로 실험을 하시겠다는 말씀이신가요.
- 제 치졸한 생각에 기반한 마법 따위가
실현될 리도 없는데……
- 걱정 안 해도 괜찮아!
자, 얼른 시작하자!
- ……아네트님께서 바라신다면
미숙하지만 실험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 앗, 그런데…… 무슨 실험이었지?
나도 참, 아무 얘기도 안 듣고 와 버려서.
- 주변에 있는 고양이를 모으는
아무 쓸모도 없는 마법이랍니다.
- 와! 귀엽고 멋진 마법이네!
빨리 해 보자, 콘스탄체!
- 으음. 마법은 분명 발동했는데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것 같아……
- 역시 실패한 모양이네요.
어차피 제 연구는 이 정도밖에 안 되는걸요……
- 아니면 주의 계시일 수도 있고요.
저에게 마법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 낙담할 거 없어. 진정하고,
어떻게 하면 잘될지 생각해 보자!
- 아 맞다. 재료로 쓴 이 꽃, 혹시 직접
향기를 바람의 마법으로 퍼뜨리면……
- ……작은 벌레가 모여들었네요.
저의 하찮음에 비하면 차라리 이 벌레가……
- 꺄악, 미안 미안! 실패!
으음…… 그럼 이 광석을……
- 어라, 반사된 빛에 이끌려서
이번엔 새가 모여드는 것 같은데요.
- 아아앗…… 크, 큰일 났어! 공격해 온다!
콘스탄체, 일단 도망치자!
- 하아…… 잠깐 실험만 하고 가려 했는데
터무니없는 꼴을 당하고 말았네요……
- 미안해. 괜한 짓만 해서……
……그래도 하나 알아차린 게 있어.
- 벌레나 새가 모여들었을 때
아무리 그래도 수가 너무 많지 않았어?
- 듣고 보니…… 벌레도 새도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한 종류만 대량으로 몰려들었었네요.
- 혹시 그 마법에 특정 종류의 생물을
모여들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게 아닐까요!?
- 그 덕분에 꽃에 모여든 벌레가
저렇게 많아졌고……
- 광석의 빛에 이끌려서 모인 새가
엄청난 무리가 돼 버린 건가?
- 이건 대발견이 될 가능성이 있겠는데요?
전인미답의 경지가 지금 눈앞에……!
- 그럼 처음 계획과는 달라졌지만
실험은 대성공이었을 수도 있겠다!
- 아네트, 쉬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바로 원인을 규명해 보도록 해요!
- 응! 콘스탄체와 함께라면
뭔가 굉장한 걸 해낼 수 있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