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훗. 지난번 싸움을 돌아보면
내가 생각해도 훌륭한 전략이었지.
- 과연 나, 로렌츠 헤르만 글로스터다!
하~하하하하!
- 어머나 세상에, 로렌츠님.
웃음소리가 참 호탕하시네요.
- 그렇게 화려한 품행이 어울리는 분은
귀하밖에 없을 거예요.
- ……음? 콘스탄체양이군.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 아무 일도 없어요.
- 저 같은 자를 귀하께서 신경 써 주시다니
참으로 송구스럽단 생각이 드네요.
- 기, 기다려! 왜 그러는 거지?
너답지 않잖아.
- 평소의 너였다면 나에게 의기양양한 웃음을
보였을 텐데, 대체 무슨 일이……!
- ……! 그러고 보니, 이전에도
그녀의 상태가 달라졌던 일이 있었지……
- 몸 상태가 안 좋은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던 건가……?
- 혹시, 제 분수를 모르는 언동이
심기에 거슬리셨나요?
- 그렇다면, 어떤 벌이라도 내려 주세요.
기꺼이 받도록 하겠습니다.
-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콘스탄체양!
너도 마음만은 귀족이라고 말했었잖아.
- 농담도 적당히 해 주시지요.
저는 이제 한낱 평민에 지나지 않아요.
- 로렌츠님의 어떠한 명령이라도
묵묵히 따를 수밖에 없는 어리석은 존재인걸요.
- ……자신을 잃어버려선 안 돼,
콘스탄체양!
- 누벨가를 부흥시키겠다고 했잖아?
그 기개는 어디로 간 거지!
- 어머나, 그렇게 다정한 말씀을.
- 귀하의 말씀을 부정하는 건
아주 괴로운 일이긴 하지만……
- 누벨가의 부흥 같은 황당무계한 꿈을
제가 이룰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 아니……
설마, 콘스탄체양……
- 가문 부흥이란 꿈이 깨지고 자신에게 절망해
이렇게까지 사람이 변해 버린 건가……
- 이런 일이 있을 수가.
……내가 무슨 수라도 써 줘야겠군!
- 로렌츠님께 폐를 끼치는 일 같은 건
절대로 할 수 없어요.
- 아니, 그런 소리 하지 마.
내가 좋아서 멋대로 하는 것이니.
- 아아, 정말이지 다정하신 로렌츠님……
- 하지만 로렌츠님에게 도움을 받더라도
「제」가 기뻐할 일은 결코 없을 거예요.
- 무례하고 제멋대로인 부탁인 줄은 알지만
부디 지켜보기만 해 주실 수는 없을까요.
- 으음, 그런 말을 들을 줄이야…… 너에 대한
나의 생각을 또 고치지 않으면 안 되겠군.
- 너와 결판을 내려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승부할 때가 아니었어.
- 네, 어떤 승부로 겨루시더라도
귀하께서 이기실 거예요.
- 그렇겠지…… 이전에 너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굳이 한 번 더 말해 두마.
- 로렌츠 헤르만 글로스터에게
불가능한 일이란 없다고!
- 네가 꿈을 되찾고 내 힘이 필요해지면……
반드시 말을 걸어 주도록.
- 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