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유롭게 뛰게 해 주지 못해서 미안해. 다음에 또 산책하자.
  2. ………………
  3. 오, 마리안. ……왜 경계하는 건데. 이런 미소년을 보는 표정이 그게 뭐야?
  4. 유, 율리스씨…… 뭔가 볼일이 있으신가요……?
  5. 아니, 그냥 어쩌다 들른 것뿐이야. 훈련하고 오는 길에, 네 모습이 보이더라고.
  6. 그런데 너, 항상 마구간에 있더라. 순수하게 궁금해서 묻는데, 안 질려?
  7. 죄송해요……
  8. 아니 그러니까, 단순한 질문이지 뭐라고 하려는 게 아니라니까.
  9. 하아…… 젠장, 골치 아프네…… 잡담 좀 한 것뿐인데 왜 이렇게 되는 거야?
  10. 그보다 너, 이렇게까지 어두운 녀석이었어? 다른 녀석들이랑은 평범하게 대화하잖아.
  11. 율리스씨는 동물을 싫어하시죠……? 저, 잡담은 동물 이야기 정도밖에……
  12. 그러니까, 그……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싫어하시지 않을까 싶어서……
  13. 아니, 잠깐 있어 봐. 왜 그렇게 되는 건데. 내가 대체 언제 동물을 싫어한다고 그랬어?
  14. 전에, 제가 여물을 갈아 주러 갈 때도 멀리서 노려보시는 것 같았고……
  15. 아…… 그런데 동물을 싫어하지 않으신다면, 역시 저 때문……인가요?
  16. 율리스씨 기분이 상하시기 전에, 저…… 얼른 사라질게요……
  17. ………………
  18. ……어쩔 수 없군. 자, 마리안. 하나씩 오해를 풀어 보자고.
  19. 방금도 말했지만, 나는 동물이 싫지 않아. 오히려 좋아하는 편이야. 여기까지는 알겠지?
  20. 네, 네…… 죄송합……!
  21. 사과하지 마. 네가 사과하면 나는 끊임없이 같은 말을 해야 하니까. 일단 들어.
  22. 그리고, 딱히 너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 ……아니, 방금 골치 아프다곤 생각했지만.
  23. 죄…… 그러시다면, 왜 그때 저를 노려보셨던 건가요?
  24. 잘못 봤거나 그런 거 아냐? 그때라는 게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25. ……………… ……아. 설마, 그때인가? 그렇군.
  26. 그……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거든? 그러니까…… 체질 같은 건데.
  27. 체질……? 역시, 제가 가까이 있어서 불쾌하셨던 게……
  28. 그러니까 아니라고 했잖아. 여신님께 맹세코 너 때문은 아니라니까.
  29. 아뇨, 율리스씨는 제가 뭘 가졌는지 모르시니까요…… 시, 실례하겠습니다……!
  30. 결국 말이 전혀 통하질 않았군. 어디 사는 음지 인간이 좀 더 낫겠어.
  31. 결국 말이 전혀 통하질 않았군. 어떻게 해야 잘 들어 주려나, 저 녀석은.
  32. 그나저나…… '얼른 사라질게요'라니. 그런 말을 들으면 내버려 둘 수가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