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테아씨, 괜찮으세요!?
전장에서 다치셨다고 들었는데……
- 괜찮아. 옷은 못 입게 됐지만……
몸은 금방 나을 거야.
- 정말이죠?
다행이다……
- 목숨은 물론, 도로테아씨의 피부에
상처 하나라도 나면 큰일이니까요.
- 모니카는 항상 호들갑이라니까.
상처 정도는 이미 많이 있어.
- 그건 알고 있지만……
상흔이 크게 남으면 얘기가 달라지잖아요!
- 알고 있구나……
아니다, 자세히 묻지는 않을게.
- 그래서, 도로테아씨……
확인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 당신이 상처를 입은 건 상대를 죽이는 걸
망설이다가 반격을 당해서였다고 들었어요.
- 맞아…… 상대가 너무 어린아이였고
게다가 아주 초라한 몰골이었거든.
- 고아처럼……
그래서, 손이 멈추고 말았지.
- 보고대로였군요……
- 후훗, 미안.
이래서는 모두의 짐이 되고 말겠지?
- 그렇지 않아요.
그런데, 왜 계속 싸우시는 건가요?
- 도로테아씨는 다정하고……
싸우는 것도 싫어하시잖아요?
- 도망치고 싶지 않으세요? 전장을 벗어나
가극단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으신가요?
- ……가고 싶지.
도망치고 싶다고 늘 생각해.
- 하지만,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걸까.
아니면 입장에 얽매여 있어서 그런 걸까.
- 내가 가희가 되지 않고 고아인 채로 살았다면
오늘 전장에서 죽인 그 아이처럼……
- 제대로 싸우는 기술도 배우지 못한 채
전장에 끌려 나와 죽었을지도 몰라.
- 그렇게 생각하면 도망칠 수가 없어.
나만 도망쳐도 정말로 괜찮은 걸까 싶어서.
- 도로테아씨……
- 그리고 난 에델이 좋거든.
- 곁에 있으면서 받쳐 주고 싶어.
당신도 같은 생각 아니야?
- 제도에서 일하는 선택지도 있었을 텐데
이렇게 계속 싸우고 있잖아.
- 후훗, 그렇죠.
저도 폐하가 좋아요.
- 아무리 힘든 일이 생겨도
곁을 떠나고 싶단 생각은 들지 않으니까요.
- 그렇지?
그 점에 관해선 우리는 똑같아.
- 죄송해요, 도로테아씨.
- 제가 실은 도로테아씨를 후방 배치로
전환하자고 폐하께 진언하려 했거든요.
- 하지만, 이렇게 이야기해 보니
그건 틀린 판단이라는 걸 알았어요……
- 힘들어도, 설령 다치더라도,
거기에 있고 싶다는 마음이 있으셨던 거군요.
- 사과하지 않아도 돼, 모니카.
앞으로도 함께 열심히 하자.
- 네. 저와 도로테아씨가 있으면
폐하는 양손에 꽃……
- 아니, 폐하도 아름다우신 꽃이시니
어…… 뭐라고 해야 하나……
- 전장이라는 무대에 흐드러지게 피는
그야말로 백화만발의 제국군, 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