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로테아씨, 괜찮으세요!? 전장에서 다치셨다고 들었는데……
  2. 괜찮아. 옷은 못 입게 됐지만…… 몸은 금방 나을 거야.
  3. 정말이죠? 다행이다……
  4. 목숨은 물론, 도로테아씨의 피부에 상처 하나라도 나면 큰일이니까요.
  5. 모니카는 항상 호들갑이라니까. 상처 정도는 이미 많이 있어.
  6. 그건 알고 있지만…… 상흔이 크게 남으면 얘기가 달라지잖아요!
  7. 알고 있구나…… 아니다, 자세히 묻지는 않을게.
  8. 그래서, 도로테아씨…… 확인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9. 당신이 상처를 입은 건 상대를 죽이는 걸 망설이다가 반격을 당해서였다고 들었어요.
  10. 맞아…… 상대가 너무 어린아이였고 게다가 아주 초라한 몰골이었거든.
  11. 고아처럼…… 그래서, 손이 멈추고 말았지.
  12. 보고대로였군요……
  13. 후훗, 미안. 이래서는 모두의 짐이 되고 말겠지?
  14. 그렇지 않아요. 그런데, 왜 계속 싸우시는 건가요?
  15. 도로테아씨는 다정하고…… 싸우는 것도 싫어하시잖아요?
  16. 도망치고 싶지 않으세요? 전장을 벗어나 가극단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으신가요?
  17. ……가고 싶지. 도망치고 싶다고 늘 생각해.
  18. 하지만,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걸까. 아니면 입장에 얽매여 있어서 그런 걸까.
  19. 내가 가희가 되지 않고 고아인 채로 살았다면 오늘 전장에서 죽인 그 아이처럼……
  20. 제대로 싸우는 기술도 배우지 못한 채 전장에 끌려 나와 죽었을지도 몰라.
  21. 그렇게 생각하면 도망칠 수가 없어. 나만 도망쳐도 정말로 괜찮은 걸까 싶어서.
  22. 도로테아씨……
  23. 그리고 난 에델이 좋거든.
  24. 곁에 있으면서 받쳐 주고 싶어. 당신도 같은 생각 아니야?
  25. 제도에서 일하는 선택지도 있었을 텐데 이렇게 계속 싸우고 있잖아.
  26. 후훗, 그렇죠. 저도 폐하가 좋아요.
  27. 아무리 힘든 일이 생겨도 곁을 떠나고 싶단 생각은 들지 않으니까요.
  28. 그렇지? 그 점에 관해선 우리는 똑같아.
  29. 죄송해요, 도로테아씨.
  30. 제가 실은 도로테아씨를 후방 배치로 전환하자고 폐하께 진언하려 했거든요.
  31. 하지만, 이렇게 이야기해 보니 그건 틀린 판단이라는 걸 알았어요……
  32. 힘들어도, 설령 다치더라도, 거기에 있고 싶다는 마음이 있으셨던 거군요.
  33. 사과하지 않아도 돼, 모니카. 앞으로도 함께 열심히 하자.
  34. 네. 저와 도로테아씨가 있으면 폐하는 양손에 꽃……
  35. 아니, 폐하도 아름다우신 꽃이시니 어…… 뭐라고 해야 하나……
  36. 전장이라는 무대에 흐드러지게 피는 그야말로 백화만발의 제국군, 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