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시절이 생각나는군.
아버지나 그렌과 함께했던 그 시절이.
- 네가 손수 만들어 준 요리야.
이 이상의 사치는 없겠지.
- 정성이 들어가 맛있어 보이는군.
고마워. 잘 먹을게.
- 네가 함께 있으니
다른 이들도 안심할 거야.
- 어디로 갈까? 너와 함께라면
분명 어딜 가든 즐거울 테지만.
- 하하, 기분 좋은 곳이구나.
어디까지든 달릴 수 있을 것 같아.
- ……주변이 잘 안 보이는 곳에 오면
무심코 자객을 경계하게 돼서 큰일이야.
- 꽤 많이 올라왔는데, 춥진 않아?
추우면 내 외투를 빌려줄게.
- 역시 물가는 서늘하니 좋군……
한동안 여기 있어도 괜찮을까?
- 고마워. 그러고 보니 이런 꽃 중에도
먹을 수 있는 게 있는 듯하더군.
- ……내가 만지면 분명 뭉개져 버릴 거야.
차마 죽일 수는 없어. 놓아줘.
- 글쎄. 어딘가에 자객이 숨어 있을
가능성도 있어. 너무 긴장을 풀지 마.
- 길은 내가 기억하고 있어.
……처음 만났을 때도 넌 길을 잃었었지.
- 역시 익숙한 모양이군.
……그래도 너무 무리하지는 마.
- 물론이지.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알다시피 힘에는 자신이 있거든.
- 굳이 따진다면 좋아하는 편이지.
훈제나 절임을 하면 좋은 보존식이 돼.
- 그래, 잃어버려서 난처해할 수도 있겠어.
나도 함께 주인을 찾지.
- 가령, 이 주변 같은 지형이라면……
넌 어떻게 공격하겠어?
- 말은…… 그다지 이름으로 부르고 싶지 않아.
애착이 생기면 죽었을 때 괴로울 테니까.
- 가끔 생각해. 내가 이런 힘을 갖고
태어난 것에도 무언가 의미가 있을 거라고.
- 어린이를 상대하는 건 역시 잘 못하겠어.
자칫 힘 조절을 잘못하면 어쩌나…… 무서워서.
- 다음에 같이 페르디아 거리를 돌아보자.
아는 사람들에게 널 소개하고 싶어.
- 난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어.
편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 리가 없지.
- 얼마 전, 토지 경작에 관해서 레아님의
지혜를 빌렸어. 그분은 박식하시지.
- 글쎄…… 백성이나 동료의 웃음일까?
훈련이나 힘겨루기, 무기 손질도 좋아해.
- 싫어하는 것이라……
글쎄. 넌 뭐일 것 같아?
- 미래의 꿈…… 어려운 질문이군.
……생각 좀 해 봐도 될까?
- 펠릭스 녀석을 신경 써 줬으면 해.
공무가 익숙하지 않아 지쳐 있을 테니까.
- 네가 퍼거스라는 나라를 조금이라도
좋아하게 됐다면 기쁘겠는데.
- 그날…… 두두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필시 지금의 나는 없었을 테지.
- 감사를 표해야지. 모두가 있어 준 덕분에
나는 퍼거스의 왕으로 살 수 있는 거니까.
- 적진에 혼자 달려들면 가슴이 두근거려.
지휘관의 목을 치면 싸움도 빨리 끝나지.
- 설령 네가 어떤 힘을 갖고 있든,
난 너를…… 믿고 싶어.
- 아무쪼록 앞으로도 잘 부탁해.
넌 이미 왕국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야.
- 음, 이것저것 걱정이 많아.
특히 군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고민이야.
- 많은 이들이 나 때문에 목숨을 잃었어.
내겐 그들에게 보답할 의무가 있어……
- 이렇게 머리를 묶으면
전장에서 방해가 되지 않고 좋아.
- 그렇게 빤히 쳐다보면 부끄러운데.
딱히 보기 드문 색도 아니잖아.
- 요즘은 꽤 일이 바쁘거든……
피곤해 보인다면 분명 그 때문이겠지.
- 하하, 갑자기 왜 그래?
날 봐도 재미있지도 않을 텐데.
- 갑옷을 입고서 헤엄치는 건 힘들지……
훈련도 가혹했어. 떠올리고 싶지도 않군.
- 난 호화로운 갑옷은 필요 없다고 했는데,
병사들의 사기에 직결된다는 말을 들어서……
- 오늘은 고마웠어.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
-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니
어쩐지 조금 아쉬운 기분도 드는군.
- 그래, 처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