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슴의 파수꾼・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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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빈님, 가세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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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네. 내가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 더 도움이 되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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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하지만, 리시테아양과 용병대장 쪽이 나보다도 훨씬 활약한 것 같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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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그렇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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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당신! 의외라든가 감탄했다든가, 실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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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나이는 먹을 게 못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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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이젠 나도 한낱 은거 귀족일세. 그 정도 구실 한 것으로 만족해 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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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아버지께 말씀드리면 황송해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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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군에겐 잘 전해 주게. 앞으로도 함께 레스터를 떠받치자고 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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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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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자네 같은 우수한 후계자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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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코델리아 백작도 승계를 생각해도 괜찮을 거라 보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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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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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는 영지의 이익을 지켜야 하는 입장상, 의견이 안 맞는 일도 있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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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차 은거하는 몸이 되면, 편하게 어울릴 수 있지. 기대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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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저…… 아버지께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씀하신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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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얘기가 좀 길어지네만, 마침 잘됐군. 들어 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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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가 아직 어렸을 적, 코델리아 가문이 제국의 간섭을 받던 시기가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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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델리아 가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까진 몰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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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군이 큰 괴로움에 빠져 있다는 것은, 나도 이웃으로서 느끼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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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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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제국파 제후를 대표하는 입장이었던 난 제국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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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어쩔 수 없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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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령의 내정에 개입하는 것에 대한 맹주의 항의도 제국은 거리낌 없이 묵살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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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의 저희는, 가만히 제국의 횡포를 감내할 수밖에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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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도 고생했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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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해도, 난 목소리를 내야 했다고 지금은 생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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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내가 안고 있는 죄책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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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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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와서 어떻게 될 일도 아니지만, 하다못해 여생은 마음 편히 보내 주었으면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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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도, 차를 함께할 벗 정도는 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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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부탁드립니다. 아버지도 분명 기뻐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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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 무엇 하겠나, 내가 바로 엘빈 프리츠 글로스터이니까 말일세. 하하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