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2. ………………
  3. 왜 그러고 있어, 이런 한밤중에. 일찍 일어나야 하니, 그만 방에 가서 자.
  4. 디미트리야말로 아직 깨어 있었구나. 뭐, 일도 많이 쌓여 있겠지만……
  5. 디미트리야말로 아직 깨어 있었구나. 뭐, 일도 많이 쌓여 있겠지만……
  6. ……한심하게도, 이런 때는 오히려 일에 몰두하는 편이 마음이 놓이거든.
  7. 가만히 누워 있으면 아무래도 그가 자꾸 생각나서.
  8. ……역시 나 때문이겠지?
  9. ……역시 나 때문이겠지?
  10. 네가 자책할 필요는 없어.
  11. 나와 펠릭스는 눈앞에 있었는데도 구하지 못했어. ……죽게 하고 말았지.
  12. 애초에 다른 누구도 아닌 내 지휘와 판단이 안이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초래한 거야.
  13. 하지만…… "잿빛 악마"는 줄곧 내게 쓰러뜨려야 할 상대였어.
  14. 하지만…… "잿빛 악마"는 줄곧 내게 쓰러뜨려야 할 상대였어.
  15. 싸우지 않고 해결하자느니, 그런 얼빠진 소릴 해서 이런 큰 희생을 낳고 만 거야.
  16. 싸우지 않고 해결하자느니, 그런 얼빠진 소릴 해서 이런 큰 희생을 낳고 만 거야.
  17. "잿빛 악마"는 내가 반드시 쓰러뜨리겠어. 아무래도 그것만은 말해 두고 싶었어.
  18. "잿빛 악마"는 내가 반드시 쓰러뜨리겠어. 아무래도 그것만은 말해 두고 싶었어.
  19. 너무 깊게 생각하진 마…… 놈은 쓰러뜨려야 할 상대야. 네게도, 우리에게도.
  20. 혼자서 다 짊어지려고 하면 안 된다고 내게 가르쳐 준 건 너희들이잖아.
  21. 널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오늘은 그만 쉬어. 너도 많이 지쳤을 테니까.
  22. ……그래. 고맙다, 디미트리.
  23. ……그래. 고마워, 디미트리.
  24. 이봐…… 펠릭스. 엿듣는 건 좋지 않아.
  25. 아까부터 조용히 듣고만 있었더니…… 그런 말을 병사가 들었다간 사기가 떨어질 거다.
  26. 걱정도 많기는. 일부러 이런 데서 귀 기울이고 있을 사람이 너 말고 또 누가 있겠어.
  27. 흥, 난 그저 네놈이 또 괜한 생각을 하고 있진 않을까 걱정됐을 뿐이야.
  28. 괜한 생각이라니…… 그가 원통하게 목숨을 잃은 건 내 용병술이 모자라서야.
  29. ……로드릭도 그런 식으로 목숨을 버릴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어.
  30. 쳇. 그러고 있을 줄 알았다, 멍청한 놈. 어르신…… 아버지도 원통하기야 했겠지.
  31. ………………
  32. 그건 「죽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야. ……죽을 자리를 찾던 시절마저 있었으니까.
  33. 아버지가 원통했던 건, 왕이 나라의 미래를 이뤄 내는 걸 도와주고 지켜보지 못해서였다고.
  34. ……그건.
  35. 그러니 내가 아버지 대신 널 돕겠다. 넌 싸움에 이겨서 왕국에 미래를 가져와.
  36. ……아버지의 바람은 그로써 이루어질 거다.
  37. 펠릭스……
  38. ……그나저나 이 쌀쌀한 밤에 너와 둘이서 별을 보고 있자니 옛날 생각이 나는군.
  39. 옛날…… 밤에 설산에서 조난당할 뻔했을 때? 지금도 기억나. 죽음을 각오했었으니까.
  40. ……그때 로드릭과 그렌이 우리 둘을 데리러 와 줬었지.
  41. ……그랬지. 그때 둘이서 같이 지독하게도 야단맞았었는데.
  42. ………………
  43. ……뭐, 오늘 밤 정도는 인상 좀 구기고 있어도 용서해 주시겠지.
  44.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