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로렌츠. 오래 걸렸네.
도적 대장한테 당한 줄 알았잖아.
- 그자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듣느라고.
너희에게도 전해 둬야겠지.
- 그들이 엘빈님을 원망한 사정,
말씀이신가요?
- 그래. 그들은 소문대로 전직 용병단이었어.
아버지 대에 우리 가문에 고용되었던 모양이야.
- 처음엔 마을의 도적 퇴치나 영지의 경비 등
지극히 평범한 일을 맡았다더군.
- 그러나 어느 날, 아버지의 심부름꾼이라는
자에게 묘한 지시를 받았다고 했어.
- 묘한 지시?
- 리건령으로 향하는 상인을 위협해서
돌려보내라, 라고 했다지.
- 이상하긴 하네.
그런 건 용병이 할 일이 아니잖아?
- 이상하긴 하네.
그런 건 용병이 할 일이 아니잖아?
- 그래. 그들로서도 무장도 안 한
상인을 상대로 검을 들 수도 없으니……
- 궁리 끝에, 야생의 몬스터를 몰아서
상인을 습격하게 했다는 모양이야.
- 감탄한다
- 분개한다
- 과연, 머리 좋은데.
- 과연, 머리 좋은데.
- 감탄할 일이 아니에요.
- 끔찍한 생각을 다 하는군.
잘못하면 사람이 죽을 텐데.
- 끔찍한 생각을 다 하네.
잘못하면 사람이 죽을 텐데.
- ……그래, 그 말이 맞아.
이야기를 계속하지.
- 어느 날, 평소와 마찬가지로 상인 무리가
오는 것을 확인한 그들은 몬스터를 풀었어.
- 평범한 상인이라면 도망쳐서 살았겠지.
하지만 한 명이 칼을 뽑아 몬스터와 싸웠어.
- 그게…… 당시 리건 공이었던
고드프루아님이었다나 봐.
- 고드프루아님은 분투했으나 목숨을 잃었고,
그를 지키려던 상인들도 희생됐어.
- 그게 라파엘군의 부모님……
- 그럼, 전 글로스터 백작의 음모 때문에
당시의 리건 공과 라파엘의 부모님이……
- 그렇게 되지. ……라파엘군, 미안하다.
아버지를 대신해 이렇게 사과하지.
- 이봐, 그러지 마.
로렌츠는 아무 잘못도 안 했잖아.
- ……원래대로였다면 저희 부모님이
고드프루아씨와 함께 가기로 돼 있었어요.
-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라파엘군의
부모님을 추천해 버려서……
- 이그나츠까지, 그러지 말라니까!
부모님 일로 자식이 마음 쓰는 거 아니야.
- 있잖아, 로렌츠. 정말 너희 아버지가
지시한 게 맞아?
- 있잖아, 로렌츠. 정말 너희 아버지가
지시한 게 맞아?
- 저도 그게 의문이었어요. 엘빈님은
귀족의 긍지를 중시하시는 분이라서……
- 상인을 괴롭히는 비열한 짓을
하시리라고는, 도저히……
- 음…… 도적의 이야기로 추측건대,
가신이 제멋대로 일을 벌인 모양이야.
- 하지만 아버지가 알아챘을 때 그 가신은
모습을 감춰…… 진의는 알 수 없게 됐지.
- 악행을 저지른 용병단을, 아버지로서는
처벌할 수밖에 없었던 거야.
- 그럼 용병단 입장에서는 고용주에게
배신당했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네.
- 그럼 용병단 입장에서는 고용주에게
배신당했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네.
- 너희 아빠도 몰랐다면 더더욱
로렌츠군하고는 관계없는 거잖아.
- 아니. 영지의 잘못은 영주인 아버지의
책임이자, 뒤를 이은 내가 짊어질 문제야.
- 유족인 너와 네 가족에겐 상응하는
보상을 하게 해 줘. 그렇지 않으면 난……
- 그런 거 필요 없다니까!
가족은 내가 먹여 살릴 거야.
- 나한테 부모님 일은 이미
사고로 마무리된 일이야.
- 이제 와서 복잡한 이야기를 들으면
다시 정리하기 난감하단 말이야.
- 하지만……
- 하지만이고 뭐고 없어.
이 이야기는 이제 끝이야.
- 그래도 도적을 토벌한 답례는 받을 거야!
비싼 고기 사 줄 거지?
- 비싼 고기…… 맛있겠다아.
생각만 했는데도 군침이 도는걸.
- 큭…… 이대로는 내 마음이 개운치 않아.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고 말한다
- 라파엘의 말대로 하라고 말한다
- 가볍게 농담을 건넨다
- 이 이상 아무것도 안 해도 되지 않아?
라파엘이 또 화낸다.
- 이 이상 아무것도 안 해도 되지 않아?
라파엘이 또 화낼 거야.
- 이그나츠, 너도 그렇고.
- 이그나츠, 너도 그렇고.
- 네……
- 질 좋은 고기만 챙겨 주면
그걸로 된 거 아니겠어?
- 질 좋은 고기만 챙겨 주면
그걸로 된 거 아니겠어?
- 달리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잖아.
안 그래? 이그나츠.
- 달리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잖아.
그렇지? 이그나츠.
- 네……
- 어떻게 하냐니, 내 몫의 고기도 사 줘야지.
물론 이그나츠 몫도!
- 어떻게 하냐니, 내 몫의 고기도 사 줘야지.
물론 이그나츠 몫도!
- 앗, 아니…… 네, 네에.
- 그래…… 그렇다면 그 누구도 본 적 없을
특상이자 극상의 고기를 준비하지.
- 명문 글로스터가의 명예를 걸고 말이야!
하하하하핫!
- ……그래, 로렌츠는 그러면 돼.
- ……그래, 로렌츠는 그러면 돼.
- 맞아요.
- 그럼, 전 글로스터 백작의 음모 때문에
당시의 리건 공과 라파엘의 부모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