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너는 "잿빛 악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2. 어떻게, 라니요? 몇 번이고 우릴 방해한 강한 용병입니다만.
  3. 이전 전투에서 마침내 토벌할 수 있었지요.
  4. 그 아버지인 "파멸의 검" 제랄트를 이쪽에서 해치웠으니……
  5. 앞으로도 강적으로서 우리 앞을 막아설 가능성이 높겠지요.
  6. 사실 아군으로 들일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7. 뭐, 다 지난 일이지요. 지금은 무척 믿음직스러운 동료라고 생각합니다.
  8. 맞아, 그건 그렇지. 정말…… 아군으로 들일 수 있어서 안심했어.
  9. 그래서, 그자가 어쨌다는 말씀이십니까? 뭔가 신경 쓰이는 일이라도 있으신지요.
  10. ……모르겠어.
  11. 아니, 미안. 신경 쓰지 마.
  12. 그 말을 듣고 신경 쓰지 않을 사람은 없으리라 봅니다만……
  13. 그렇지, 네 말이 옳아. 하지만…… 말로 설명할 수가 없어서 그래.
  14. 정체 모를 무언가를 느꼈어. 끌어당기는 듯한 뭔가를……
  15. 어쩌면, 문장의 영향일까……?
  16. 문장? 그건 예삿일이 아닌데요.
  17. 하지만 이미 끝난 일이야. "잿빛 악마"는 죽었으니까.
  18. 하지만 답이 나올 리가 없지. 싸워서 결판을 낼 수밖에 없는 상대니까.
  19. 하지만 서둘러 답을 찾을 생각은 없어. 지금은 이 전쟁을 끝내는 게 먼저야.
  20. 알겠습니다. 폐하의 뜻이 그러하시다면.
  21. 다만, 저는 제 재량으로 그자에 대해 조사해 보겠습니다.
  22. 그래, 상관없어. 그렇게 말하겠거니 싶었거든.
  23. 그나저나…… 너도 참 한결같구나.
  24. 내가 궁성 지하에서 나왔을 때도, 너만은 평소와 다를 것 없이……
  25. 『주군께서 못 움직이신 만큼, 제 재량으로 조사해 뒀습니다……』 같은 말을 했었지.
  26.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이 있었으니까요.
  27. 겉으로 내색하면 그들에게 이용당한다…… 그리 생각해서 한 행동입니다.
  28. 저는 냉혹하고 음험하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시종……
  29. 그거면 됐습니다. 그렇게 보이는 편이 편하지요.
  30. 그야 그렇겠지만…… 나도 가끔은 반대 입장이 되어 보고 싶어.
  31. 진심이십니까? 폐하, 진심으로 그리 생각하셨는지요?
  32. ……진심은 아니야. 나랑 안 맞는다는 걸 아니까.
  33. 아뇨, 안 맞는다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34. 다만 저는, 다른 이들 위에 서는 주군을 좋아하거든요.
  35. 부디 앞으로도 뭐든 명령해 주십시오. 모든 것을 바쳐 부응하겠습니다.
  36. ……고마워. 앞으로도 의지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