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휴베르트님, 거점 근처 숲에서 적의 척후로 추정되는 부대를 발견했습니다.
  2. 근처? 그것참 살벌한 얘기군요. 바로 대처를……
  3. 아뇨, 그걸 발견하신 게 카스파르님이라……
  4. 그렇군요…… 이쪽 피해는? 그리고 적은 포박했는지요?
  5. 카스파르님을 포함해 경상자가 3명입니다. 포박할 여유는 없었다고 합니다.
  6. 큭큭…… 갑자기 적진에 쳐들어갔다면 뭐 그렇게 됐겠지요.
  7. 휴베르트! 들었어? 적의 척후병을 처치하고 왔어!
  8. 네, 물론 들었습니다. 부상자가 나온 데다가 적의 포박에도 실패했다고요.
  9. 증원 요청을 하고 나서 대처했더라면 그렇게 되진 않았을 텐데요.
  10. 그사이에 도망치면 어떡해.
  11. 그보다, 전에 아버지가 똑같은 일을 했을 땐 그래도 된다고 했었잖아?
  12. 레오폴트님께 증원 따윈 방해가 될 뿐입니다. 그분이 할 수 없다면 몇 명이든 안 될 테니까요.
  13. 게다가, 그분은 부상 따윈 조금도 당하지 않으셨지요.
  14. 나도 조금밖에 안 당했거든! 젠장, 다음엔 네가 인정하게 만들어 주지!
  15. 하아…… 귀하께선 왜 위험한 짓만 하시는 건지.
  16. 물론 실적을 올리고 싶다는 이유는 잘 압니다. 하지만……
  17. 예를 들어 이번엔, 증원을 요청하는 편이 더 큰 공적을 세울 가능성이 컸지요.
  18. 적의 척후병을 붙잡았다는 형태로요. 부상을 당할 위험성도 줄었을 테고요.
  19. 아니, 그건 모르는 일이지. 내 감이 나한테 달려 나가라고 했단 말이야.
  20. 나쁘지 않은 결과가 나왔으니까 된 거 아니야?
  21. 귀하의 감이 계속 맞는다면, 말이지요.
  22. 빗나가는 날이 귀하의 제삿날…… 그렇게 되더라도 이상할 건 없습니다.
  23. 켁, 불길한 소리 하지 마, 휴베르트. 나라고 죽고 싶은 건 아니라고.
  24. 저도 귀하가 죽으면 곤란합니다. 중요한 전력을 잃게 되니까요.
  25.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귀하의 감인지 뭔지에 제 책략이 흔들리는 게 곤란하단 얘깁니다.
  26. ……아~! 이것저것 생각하려니까 머리가 나빠질 것 같아!
  27. 공적을 세울 기회란 게 대부분 죽음의 위험과 맞닿아 있는 법이잖아?
  28. 난 그걸 뛰어넘어 무예로 출세할 거야. 그렇게 정했다고.
  29. 그래! 만약에 내가 죽으면, 네가 그것까지 이용해서 작전을 짜 버리면 되겠네.
  30. ………………
  31. 중요한 전력이라며, 내가. 그걸 잃더라도 이겨야만 하는 상황도 있을 거 아냐?
  32. 물론 난 죽을 생각은 없어. 하지만 전장에 절대라는 건 없다는 것도 알아.
  33. 내가 너의 방해가 되지 않을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싶은데.
  34. 아, 훈련 시간이군. 난 먼저 돌아간다, 휴베르트!
  35. 죽고 사는 것도 제 소관이라, 이겁니까……
  36. 성자와 광대는 종이 한 장 차이라지만, 이거 참…… 큭큭큭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