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읏차…… 응?
이런 무늬가 있었나?
- 왜 그래, 카스파르.
그건 갑옷의…… 음?
- 무늬가 아니라 균열 아닐까?
곧게 갈라져 있어서 구분하긴 어렵지만.
- 보수하기 어려운 위치군……
유감이지만 훈련용으로 쓰는 게 좋겠어.
- 넌 이런 거 잘 아는구나!
난 전혀 모르겠는데……
- 이야, 역시 페르디난트는
뭐든지 잘하고, 대단하다니까!
- 훗…… 그 정도는 아니야.
그보다 카스파르, 뭐 고민이라도 있어?
- 아니,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왠지 그런 것 같아서.
- 그것까지 알아채다니!
뭐, 사실 조금……
- 공적을 더 세우고 싶어서, 이 싸움이 오래
지속되길 바란다는 녀석이 있었거든.
- 그건 아니지! 라고 한마디 해 주긴 했는데
동시에 생각을 좀 하게 되더라고.
- 전쟁이 끝나면 난 뭘 하고 있을까,
난 어떻게 될까 하고 말이야.
- 흠…… 딱히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이후 체제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 넌 장수로서 훌륭한 결과를 내고 있어.
좋은 평가를 받지 않을까?
- 그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난 역시 싸울 때가 제일이잖아?
- 너랑 달리 이런저런 재주도 없어서.
어울리지도 않게 고민 중이다, 크하하.
- 어울리지 않는다니, 당치도 않아.
누구나 고민은 있는 법.
- 이러는 나도 고민 한두 개쯤은 있어.
- 페르디난트도?
예를 들면 어떤 고민인데?
- 예를 들면……
- 넌 내게 「재주가 좋다」, 「뭐든지 잘한다」라고
했지만…… 그게 고민이야.
- 뭐!? 사실이잖아!?
고민할 필요가 뭐가 있어……
- 분명 난 재주가 좋은 편이긴 하겠지.
대부분의 일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어.
- 약점이라 할 만한 것도 적고……
테프 같은 자극적인 걸 꺼리는 정도려나.
- 약점이라 할 만한 것도 적고……
호불호도 거의 없지.
- 거봐. 그럼……
- 하지만 내게 있어서 그건, 반대로
뚜렷한 재능이 없다는 뜻이기도 해.
- 잔재주만 많은 난, 너처럼 한 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지닌 사람이 눈부시게 멋져 보여.
- ………………
- 와하하하하!
너무 깊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 페르디난트?
- 날 그렇게 높게 쳐주는 건 기쁘지만
너하고 비교하면 역시 부끄러운 정도야.
- 그, 그래?
- 잘 들어. 난 이론학을 못하고,
전략도 영 아니야. 누구랑 연계도 잘 못하지.
- 페르디난트, 넌 그 모든 부분에서
날 도와줄 수가 있어.
- 아니, 나뿐만이 아니지. 뭐든 잘하는
너라면 모두의 약점을 보완할 수가 있잖아?
- 으음, 고민하는 게 바보인 것 같네.
좋았어! 한바탕 뛰고 와야겠다!
- 기다려, 카스파르!
……가 버렸군.
- 하지만, 그런가. 약점이 없다면
누구든 도울 수 있다, 라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