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꽤 바빠 보이시네요,
글로스터 백작 각하.
- 리시테아구나.
- ……그러게. 작위를 이어받은 자로서
영민의 모든 걸 짊어져야 하는 책무가 크군.
- 외교, 군사, 산업…… 내가 선두에 서서
모두를 지켜 내야만 하니까.
- '작위를 이어받은 책무'라……
- 음, 고네릴가도 힐다양의 오라버니인
홀스트 경이 뒤를 이어받아 최선을 다하고 있어.
- 에드먼드 변경백도 마리안양에게
계승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들었고.
- 에드먼드 변경백은 후계자를 잃었지.
그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거다.
- 코델리아가의…… 작위 계승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만.
- ………………
- 리시테아,
너는 언제 작위를 이어받을 거지?
- 저는…… 이어받을 생각이 없어요.
코델리아가는 아버지 대에서 끝날 거예요.
- ……그렇군.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
- ……제 부모님은, 귀족이란 이유로
오랫동안 험한 일을 겪으셨어요.
- 그러니 아버지나 어머니께는 귀족의 책무와는
무관한, 조용한 여생을 보내게 해 드리고 싶어요.
- ……그런데, 그 때문에 영내가
혼란해지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테니.
- 남아 있는 영민이 곤란해지지 않도록
갖은 대책을 세우는 중이에요.
- ………………
- 부모님이 걱정된다면
혼자 짊어지지 말고 날 의지해라!
- 도움이 필요할 땐 이야기하면 돼.
넌 좀 더 남에게 의지할 줄 알아야 해.
- 의지하는 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그게 가족을 위해서라면 더욱 그렇지.
- 저, 저는 부끄럽다든가
딱히 그런 건……!
- 리시테아. 나는 네가 코델리아가의
작위를 이어받았으면 좋겠다.
- 부모님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더욱이 영민에게 마음 쓰는 것도 잊지 않는,
- 그런 너보다 영주에 어울리는 사람이
또 있을 거라 생각해? 아니, 없을 거다!
- ………………
- 아마 부모님 일 외에도 「너」에게
뭔가 이어받지 못할 이유가 있는 거겠지.
- ……!
- 하지만, 그런 것이야말로 동료에게 의지해야 해.
우리가 그렇게 믿음직스럽지 못한가?
- 포드라를 하나로 통일하려고 하는 동료들이야.
어떤 문제라도 해결의 실마리는 있는 법.
- 이 대전쟁을 멈추려 하는 동료들이야.
어떤 문제라도 해결의 실마리는 있는 법.
- 무엇보다도 내가 최선을 다해 네 힘이 되어
줄 거다. 이 로렌츠 헤르만 글로스터가 말이지!
- 아, 알았어요! 아무튼, 작위 이야기는
전쟁이 끝난 다음에 해 주세요!
- 당신을 믿을 수 있을지
그때까지 제대로 지켜볼 테니까요.
- 그래, 얼마든지 마음껏 지켜보도록!
나의 이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하하핫!
- ……늦지 않는다면 말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