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꽤 바빠 보이시네요, 글로스터 백작 각하.
  2. 리시테아구나.
  3. ……그러게. 작위를 이어받은 자로서 영민의 모든 걸 짊어져야 하는 책무가 크군.
  4. 외교, 군사, 산업…… 내가 선두에 서서 모두를 지켜 내야만 하니까.
  5. '작위를 이어받은 책무'라……
  6. 음, 고네릴가도 힐다양의 오라버니인 홀스트 경이 뒤를 이어받아 최선을 다하고 있어.
  7. 에드먼드 변경백도 마리안양에게 계승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들었고.
  8. 에드먼드 변경백은 후계자를 잃었지. 그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거다.
  9. 코델리아가의…… 작위 계승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만.
  10. ………………
  11. 리시테아, 너는 언제 작위를 이어받을 거지?
  12. 저는…… 이어받을 생각이 없어요. 코델리아가는 아버지 대에서 끝날 거예요.
  13. ……그렇군.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
  14. ……제 부모님은, 귀족이란 이유로 오랫동안 험한 일을 겪으셨어요.
  15. 그러니 아버지나 어머니께는 귀족의 책무와는 무관한, 조용한 여생을 보내게 해 드리고 싶어요.
  16. ……그런데, 그 때문에 영내가 혼란해지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테니.
  17. 남아 있는 영민이 곤란해지지 않도록 갖은 대책을 세우는 중이에요.
  18. ………………
  19. 부모님이 걱정된다면 혼자 짊어지지 말고 날 의지해라!
  20. 도움이 필요할 땐 이야기하면 돼. 넌 좀 더 남에게 의지할 줄 알아야 해.
  21. 의지하는 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그게 가족을 위해서라면 더욱 그렇지.
  22. 저, 저는 부끄럽다든가 딱히 그런 건……!
  23. 리시테아. 나는 네가 코델리아가의 작위를 이어받았으면 좋겠다.
  24. 부모님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더욱이 영민에게 마음 쓰는 것도 잊지 않는,
  25. 그런 너보다 영주에 어울리는 사람이 또 있을 거라 생각해? 아니, 없을 거다!
  26. ………………
  27. 아마 부모님 일 외에도 「너」에게 뭔가 이어받지 못할 이유가 있는 거겠지.
  28. ……!
  29. 하지만, 그런 것이야말로 동료에게 의지해야 해. 우리가 그렇게 믿음직스럽지 못한가?
  30. 포드라를 하나로 통일하려고 하는 동료들이야. 어떤 문제라도 해결의 실마리는 있는 법.
  31. 이 대전쟁을 멈추려 하는 동료들이야. 어떤 문제라도 해결의 실마리는 있는 법.
  32. 무엇보다도 내가 최선을 다해 네 힘이 되어 줄 거다. 이 로렌츠 헤르만 글로스터가 말이지!
  33. 아, 알았어요! 아무튼, 작위 이야기는 전쟁이 끝난 다음에 해 주세요!
  34. 당신을 믿을 수 있을지 그때까지 제대로 지켜볼 테니까요.
  35. 그래, 얼마든지 마음껏 지켜보도록! 나의 이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하하핫!
  36. ……늦지 않는다면 말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