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후우…… 아침부터 몸을 움직이는 건 꽤 상쾌하군.
  2. 로렌츠잖아. 이런 시간에 별일이네. 무슨 바람이 분 거야?
  3. 실은, 레오니양을 기다리고 있었어. 훈련은 그 김에 하는 거고.
  4. 나를?
  5. 그래, 잠깐 너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 전에 여기서 이야기했던 내용을 기억하고 있나.
  6. 평민이 귀족에게 기대지 않고 살아가는…… 그런 시대가 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7. 응, 기억나. 그게 뭐 어쨌는데?
  8. 아니…… 네 말이 나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줘서 말이야. 여러모로 생각해 봤다.
  9. 혹시 네가 말한 대로 이루어진다면, 귀족인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10. 흐음. 그래서, 결론은 나왔어?
  11. 우리 영주들이 평민을 지키려고 벌린 열 손가락 틈으로……
  12. 새어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이 그러한 시대라는 건, 부정할 수 없어.
  13. 어떤 의미에선, 너도 그중 한 명이다. 설령 자신의 의지로 선택했더라도 말이야.
  14. 기다려, 로렌츠. 새어 버린다는 표현은 뭔데.
  15. 나는 귀족의 손안에 머무르고 싶지 않아. 스스로 뛰쳐나온 거야.
  16. 음…… 아니, 그렇군. 미안하다.
  17. 나는 귀족으로서, 아무래도 평민의 입장에 서서 뭔가를 진행하기란 어렵겠지.
  18. 하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앞으로 영내의 안정을 유지하기 어려워. 그래서……
  19. 우수한 평민을 글로스터가에 받아들여, 나를 보좌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20. 오오…… 놀랍네. 귀족과 평민의 경계는 어디로 가고.
  21. 그것은 변하지 않고 확실히 존재해. 하지만, 나도 이해했다는 거지.
  22. 귀족과 평민의 경계를 가볍게 뛰어넘으려는 평민이, 차례차례 나타난다……
  23. 그런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을. 네가 그 대표적인 사례일 거야.
  24. 이봐,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냐? 나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고.
  25. 훗…… 너의 말을 해석한 것뿐이다. 깨닫게 해 준 너에게 감사하지.
  26. 나도 잘 모르는데, 감사 인사는 됐어.
  27. ……레오니양. 이건 널 믿고 하는 제안이다만.
  28. 아까, 이야기했던 글로스터가에 받아들이겠다는 평민……
  29. 그런 존재가 네가 된다, 라는 건 어떻나?
  30. ……권유는 고마워.
  31. 영광스러운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나에게는 따로 하고 싶은 일이 있거든.
  32. 스승님 같은 용병이 되는 게 꿈이고, 지금은 그걸 이루고 있는 도중이니까.
  33. ……그런가. 네 꿈을 부술 수는 없으니.
  34. 네 꿈의 성취를 바라고 있지만…… 언제든 마음이 바뀌면 말해 줘.
  35. 그래, 마음에 담아 둘게. ……고마워, 로렌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