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그나츠, 할 이야기가 있어요.
- 우왓! 리, 리시테아씨?
깜짝이야……
- 전에 제 부모님 이야기를 했던 것,
기억하고 있나요?
- 네, 리시테아씨가 부모님께
뭔가 해 드리고 싶다는 이야기였죠.
- 아, 혹시
제가 도울 수 있을 만한 일이……
- ……아니요. 그 이야기를 했을 때의
당신 모습이 신경 쓰였거든요.
- 왠지 무리하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어서요.
- 아, 아뇨. 그렇지 않은데요.
왜 그렇게 생각하신 걸까요, 아하하……
- 보세요, 지금도. 어딘가 이상하잖아요.
당신, 사실은……
- ……!
- 사실은 형과 함께 상인 가문을
잇고 싶었던 게 아닌가요?
- 네?
………………
- 아뇨, 그렇지 않아요.
그런 생각은 처음부터 해 본 적 없어요.
- 저 스스로 상인 체질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요.
- 하지만, 당신은 그림이나 식기나 홍차,
상품이 될 만한 물건을 잘 알잖아요?
- 분명 집안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기사가 된 거라고 생각했는데……
- 뭐, 그건 그렇긴 하지만……
- ……앗. 아니, 방금 건 실수예요!
그게 아니라……!
- 아뇨, 이제 알았어요. 역시 이그나츠가
하고 싶은 건 다른 것이었군요.
- 으음, 그게……
……맞아요.
-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런 당신에게 제안이 있거든요.
- 제안……?
- 네. 코델리아령으로 와서,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 보는 건 어떤가요?
- 영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준비할게요.
필요하다면 약간의 원조도 할 수 있어요.
- 저, 정말인가요!?
그건 정말로 기쁘긴 한데요……
- 이 전쟁이 끝나고 난 뒤라도 괜찮을까요?
지금은 아직, 기사의 역할이 남아 있어서요.
- 갑자기 그만두면, 저를 추천해 준
로렌츠군에게도 면목이 없고요.
- 글로스터가의 기사로서, 어중간하게
싸움을 내팽개칠 수는 없으니까요.
- ……당신은 참, 고지식하다고 해야 할지,
항상 자기 일은 뒷전이라고 해야 할지……
- 하지만, 그게 당신의 좋은 점이겠죠.
알겠어요. 전쟁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게요.
- 그때까지, 꿈을 소중히 간직해 주세요.
아시겠죠?
- 네! ……제 인생에 희망의 빛줄기가 내려온
기분이에요. 감사합니다, 리시테아씨!
- 전쟁이 끝난 뒤에, 코델리아령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 혹시 평민이 된다면, 그의 새로운 장사를
도와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 ……이그나츠가 하고 싶은 일이, 자신만의
장사를 시작하고 싶은 게 맞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