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고생하셨어요.
항상 감사합니다.
- 아니에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니 기쁘네요!
- 「거기 둥근 녀석, 여물을 넘겨라」라고?
그, 그런 실례되는 말을 하면 못써……
- 죄송해요…… 이 아이가 완전히
이그나츠씨에게 익숙해진 모양이라……
- 아닙니다, 익숙해지는 건 환영할 일이죠!
둥근 녀석이라는 호칭은 유감이지만요.
- ……저기, 이그나츠씨는 왜
계속 천마를 돌봐 주시는 건가요……?
- 그림을 그리고 싶으신 거라면,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진 않으셔도 괜찮을 텐데.
- 그러게요……
꿈을 위해서일 수도 있겠네요.
- 당신이 주워 준 그림, 그건 제가 어렸을 때
어머니와 탔던 천마를 떠올리며 그린 거예요.
- 어머니와 함께요……?
- 네. 어머니가 한때 천마 기사셨거든요.
흥미가 있던 저를 태워 주셨었죠.
- 하지만 막상 날아오르니 너무 무서워서
정신없이 어머니의 허리에 매달리다가……
- 문득 고개를 들어 보니, 제 눈앞에
넋이 나갈 만큼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더라고요.
- 지상에서는 볼 수 없는, 장엄한 레스터의
대지가…… 제 마음을 강하게 흔들었죠.
- 그래서 그림을……
- 아뇨, 천마 기사가 되고 싶었어요.
어린 시절의 어쭙잖은 꿈 중의 하나였지만.
- 그 후에 바로, 천마는 어른 남자를 태우지 않는
동물이라는 걸 어머니가 알려 주셔서……
- 그건, 그렇죠……
- 천마 기사가 되는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상상 속의 저는 뭐든 될 수 있으니까요……
- 이렇게 천마를 만지면, 보다 선명히
하늘을 나는 자신을 상상할 수 있거든요.
- ……아직 천마에 타고 싶은 마음을
소중히 간직하고 계셨군요.
- 저에게는…… 이그나츠씨의 뜨거운 마음이
그림을 통해 확실히 전해졌어요.
- 어, 제, 제 마음이요!?
전해지다니……
- 네. 이그나츠씨가 천마를
깊이 생각하고 있다는 게 전해졌죠.
- 아, 그런 뜻이었군요……
- 그 마음이 혹시 통한다면,
이 아이도 당신을 태워 줄지도……
- 어, 아뇨……
그건 어렵지 않을까요……?
- 하지만, 꽤 익숙해지기도 했고
뭣보다…… 제가 보고 싶어요.
- 이그나츠씨의 꿈이 이루어지는 모습을요……
꿈 따위는 이뤄지지 않는 거라 생각했거든요……
- 마리안씨가 그렇게 말씀하시니
거절할 수가 없네요. 알겠어요.
- 부탁드립니다. 저를…… 이 둥근 녀석을
하늘로 데려가 주시겠어요?
- 어, 잠깐, 앗,
아니! 아니요! 그게 아니라!
- 우와아아아아!
분명 날긴 했지만, 이게 아니라고요오오오!!
- 이그나츠씨의 옷을 물고
날아가 버리다니……
- 아아…… 옷이 찢어져서
떨어져 버리지는 않을지.
- 이래선 풍경을 볼 여유도……!
도와주세요, 마리안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