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뭐지? 오늘은 마을이 묘하게 소란스럽군. 음유시인이라도 왔나?
  2. 율리스 형, 몰라? 요즘, 마을에 재미있는 기사가 오거든.
  3. 재미있는 기사……?
  4. 응. 힘이 엄청나게 세서 말이야, 대장간의 짐을 전부 옮겨 주거나……
  5. 술집에서 맨날 싸움만 하는 녀석들 있지? 그 녀석들을 한 번에 입 다물게 해 주고 그래.
  6. 얘기해 보면, 세상 물정을 모르는 건지 아는 건지 감이 안 잡히는 녀석인데……
  7. ……………… ……아니, 설마. 그럴 리 없겠지?
  8. ……율리스? 네가 왜 여기에.
  9. ……………… 그럴 리가 있었네……
  10. 마침 잘됐군, 좀 도와줘. 마차 정비 때문에 일손이 필요한데……
  11. 당신 말이지…… 잠깐 이리 와 봐.
  12. 이것 봐…… 무례한 건 알지만 묻겠는데, 당신 바보야? 아니, 대체 뭐 하러 온 거야?
  13. 뭐 하러…… 왔냐니. 마침 시간이 비어서 마을을 둘러보러 나왔을 뿐이다만.
  14. 그럼 치안 좋은 큰길이나 보면 되잖아. 왜 이런 험한 뒷골목에 오는 건데?
  15. 빈민굴이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어도, 이 근방엔 돈 없는 뜨내기들이 많아.
  16. 왕씩이나 되는 사람이 혼자 돌아다니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그래?
  17. ……그럼 난,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어떻게 알아야 하지?
  18. 페르디아의 옥좌 위에서 보이는 건 햇빛이 닿는 큰길의 모습뿐이야.
  19. 사람을 시켜 살펴보면 될지도 모르지만, 되도록 내 눈과 귀로 확인하고 싶어.
  20. ……당신, 아직 자식은 없지? 당신이 죽으면 왕위를 둘러싸고 내란이 일어나.
  21. 그럼 귀족도 많이 죽겠지만, 농민이나 빈민도 쓰레기처럼 죽어 나간다고.
  22. 아직까지, 당신의 정치는 평판이 높은 편이야. 그래서 오래 살기를 바란다고. 알아들어?
  23. 정 여길 와야겠거든, 하다못해 그 덩치든 누구든 호위를 달고 와.
  24. ……그렇군. 네 말이 옳아. 자신의 경솔함을 반성해야겠어.
  25. 바보라도 말이 통하는 바보라 다행이군. 앞으로는 자기 목숨을 더 귀중하게……
  26. 그럼 율리스, 내가 마을에 있는 동안에는 네가 날 호위해 줘. 그럴 실력도 있잖아?
  27. ……뭐라고?
  28. 네 눈을 통해 이 마을을 보면, 평소와 다른 풍경이 보일 것 같거든.
  29. 애초에 두두에게 상담했다간 마을에 나오지도 못하게 막을 거야. ……부탁한다.
  30. ……풉, 하핫, 걸작이군! 국왕이 나한테 고개 숙이는 날이 올 줄이야!
  31. 큭큭, 어쩔 수 없지, 받아들일게. 책임지고 옥체를 지켜 드리고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