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네트양, 안녕.
역시 여기 있었군.
- 안녕, 로렌츠. 무슨 볼일이라도?
- 아니 그, 네게 꼭 전해 두고
싶은 말이 있어서.
- ……어, 뭔데? 혹시 또
뭔지 모를 작업 멘트라도 날리려는 거야?
- 그런 게 아니라. 난 네 노력과 활약을
크게 칭송하고 싶었어.
- 응? 아아…… 응. 고마워?
……뭐야? 왜 그러는데, 갑자기?
- 전장에서, 그리고 전장 밖에서도
넌 훌륭한 활약을 보여 주고 있어.
- 그 힘은 꾸준한 노력을 통해
키워 온 것이겠지.
- 그 훌륭함은 네가 귀족이든
동네 꼬마든 변하지 않을 거다.
- ………………
- 왜 그러지?
비둘기가 바람 마법을 맞은 듯한 얼굴을 하고.
- 아니, 누구든 놀라는 게 당연하지.
갑자기 그런 식으로 칭찬을 들으면.
- 그렇게까지 놀라다니
어쩐지 슬퍼진다만……
- 난 그저 내 본심을 전하고 싶었다.
우리 사이에는 오랫동안 오해도 있었으니까.
- 생각하는 바가 있으면 얼굴을 마주하고
있을 때 분명히 말해 두는 게 좋잖아.
- ……풋. 아하하! 아, 너무 웃겨!
- 이번엔 웃음을 터트리다니, 대체 뭐지?
내게 웃긴 부분은 없었을 텐데.
- 미안, 미안. 그냥 로렌츠는
보기보다 참 성실하구나 싶어서!
- 윽, '보기보다'라는 말은 유감스럽다만……
네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는 않군.
- ……게다가, 역시 자신의 노력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하니 기쁘네.
- 옛날에 꼬마라고 불려서 화가 났던 것도
노력을 부정당한 것 같아서 그랬던 거라……
- 네게 인정받고 나니
줄곧 찝찝했던 게 풀린 것 같아.
- 로렌츠는 제대로 사람을 보고
평가해 주는구나.
- 당연하지. 주변 인물을 올바르게 평가하는 게
위에 서는 자인 귀족의 역할이니까.
- 역할이라. ……나도 귀족의 일원이긴 하니까
그런 부분은 배워 나가야겠네.
- 그러는 게 좋을 거야. 그럼 서로의 귀족상에
대해 이야기도 나눌 겸, 식사라도……
- 아, 그래도 그런 권유는 사양할게.
또 환멸을 느낄 일이 생기면 곤란하잖아!
- 그, 그래. 어쩔 수 없지.
그럼 다음 기회에……
- 그럼 난 슬슬 가야겠다.
지금이라면 더 힘낼 수 있을 것 같아!
- ………………
- ……뭐, 그래. 어쩔 수 없지. 나도 그녀를
본받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야겠군.
- 그것이야말로 로렌츠 헤르만 글로스터의
바람직한 모습일 테니까.
- 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