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승님! 긴히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2. 무슨 일인데, 새삼스럽게. 일단 들어나 보자.
  3. ……이 전쟁이 끝나면 저를 제랄트 용병단에 넣어 주세요!
  4. 스승님 일행은 또 각지를 유랑하는 생활로 돌아가실 거잖아요?
  5. 저도 같이 가고 싶어요! 부탁이에요!
  6. ………………
  7. 네 마음은 고맙다, 레오니. 하지만 그것만으로 「알았다」라고 할 순 없어.
  8. 네!? 어째선가요!?
  9. 뭐, 몇 가지 이유가 있긴 한데……
  10. 난 단장을 그만둘 생각이거든. 그러니, 부탁할 상대를 잘못 골랐다는 게 크지.
  11. 은퇴하시는 거예요!? 그럼, 다음 단장은……
  12. 아니, 그건 모른다. 남은 녀석들이 스스로 정할 일이니까.
  13. 게다가 난 네가 자신의 용병단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14. 네? 제 용병단을요?
  15. 너는 이미 어엿한 용병이다. 심지어 한 부대의 장수로서 훌륭히 병사를 이끌고 있지.
  16. 그만한 경험을 쌓았으니 이제 와서 누군가의 밑에서 일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야.
  17. 그런가요?
  18. 그야 너만큼 실력이 있으면 제랄트 용병단 녀석들도 환영해 주겠지.
  19. 하지만 네가 말하지 않았냐. 나와 내 자식을 뛰어넘겠다고.
  20. 설마 단원이 된 것만으로 「뛰어넘었다」라는 시시한 소리를 하려는 건 아니지?
  21. 나처럼 처음부터 용병단을 만들어서 이름을 떨치고……
  22. 제랄트 용병단이 시시해질 정도의 존재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
  23. ………………
  24. ……알겠습니다. 저, 해 볼게요.
  25. 제랄트 용병단에 지지 않는 저만의 용병단을 만들어 내겠습니다!
  26. 그래야 내 자랑스러운 제자지.
  27. 그 대신 저도 조건이 있어요.
  28. 제가 따라잡을 때까지 계속 단장을 맡아 주세요…… 부탁이에요!
  29. 하아…… 제자의 억지에 응해 주는 것 또한 스승의 책무인가.
  30. 하지만,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을 거다. 내 몸은 이미 상태가 좋질 않거든.
  31. 완전히 뻗어 버리기 전에 네가 따라잡아야 한다. 알았지?
  32. 네, 물론이죠! 사제 간의 약속입니다!
  33. 그래, 약속하마. 이거 참, 기대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