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승님!
긴히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 무슨 일인데, 새삼스럽게.
일단 들어나 보자.
- ……이 전쟁이 끝나면
저를 제랄트 용병단에 넣어 주세요!
- 스승님 일행은 또 각지를 유랑하는 생활로
돌아가실 거잖아요?
- 저도 같이 가고 싶어요!
부탁이에요!
- ………………
- 네 마음은 고맙다, 레오니.
하지만 그것만으로 「알았다」라고 할 순 없어.
- 네!? 어째선가요!?
- 뭐, 몇 가지 이유가 있긴 한데……
- 난 단장을 그만둘 생각이거든.
그러니, 부탁할 상대를 잘못 골랐다는 게 크지.
- 은퇴하시는 거예요!?
그럼, 다음 단장은……
- 아니, 그건 모른다.
남은 녀석들이 스스로 정할 일이니까.
- 게다가 난 네가 자신의 용병단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 네? 제 용병단을요?
- 너는 이미 어엿한 용병이다. 심지어
한 부대의 장수로서 훌륭히 병사를 이끌고 있지.
- 그만한 경험을 쌓았으니 이제 와서
누군가의 밑에서 일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야.
- 그런가요?
- 그야 너만큼 실력이 있으면
제랄트 용병단 녀석들도 환영해 주겠지.
- 하지만 네가 말하지 않았냐.
나와 내 자식을 뛰어넘겠다고.
- 설마 단원이 된 것만으로 「뛰어넘었다」라는
시시한 소리를 하려는 건 아니지?
- 나처럼 처음부터 용병단을 만들어서
이름을 떨치고……
- 제랄트 용병단이 시시해질 정도의
존재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
- ………………
- ……알겠습니다.
저, 해 볼게요.
- 제랄트 용병단에 지지 않는
저만의 용병단을 만들어 내겠습니다!
- 그래야 내 자랑스러운 제자지.
- 그 대신 저도 조건이 있어요.
- 제가 따라잡을 때까지
계속 단장을 맡아 주세요…… 부탁이에요!
- 하아…… 제자의 억지에 응해 주는 것 또한
스승의 책무인가.
- 하지만,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을 거다.
내 몸은 이미 상태가 좋질 않거든.
- 완전히 뻗어 버리기 전에
네가 따라잡아야 한다. 알았지?
- 네, 물론이죠!
사제 간의 약속입니다!
- 그래, 약속하마.
이거 참, 기대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