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곳에 있었군요.
찾았어요, 휴베르트.
- 제게 무슨 용무로?
에델가르트님이 찾으시는지요.
- 잠깐, 그런 일을 저에게
시키실 리가 없잖아요?
- 그저,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어요.
……본의 아니게도.
- 감사 인사를 받을 만한 기억이
없습니다만.
- 그렇겠네요. 우수한 당신에게는
그저 사무 처리의 일환이었겠죠.
- 제가 정리한 보고서의 부족한 부분을 폐하가
보시기 전에 수정해 준 것에 대한 인사예요.
- 나중에 깨닫고 수정하러 갔다가
이미 수정되어 있어서 좀 민망했지만요!
-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군요.
- 폐하가 보시기 전에 필요 없는 것을
빼놓는 것도 시종으로서 해야 할 일이니까요.
- 그나저나, 살짝 훑어만 봐도 알 만한
실수를 귀하께서 할 줄이야……
- 마음이 느슨해지신 건 아닌지요?
황제 제일의 신하를 자칭하시면서 말입니다.
- 실수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네요.
하지만, 자칭 같은 건 안 했거든요!
- 아니, 그, 흥분해서 저도 모르게 했던 적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무의미한 일이었고요.
- 폐하에게 제일의 신하는
시종인 당신이니까요.
- 베스트라가와의 계약만 없었더라면
제가 시종이었을 수도……
- ………………
- 지금의 귀하는 폐하의 시종으로
적합해 보이지 않는군요.
- 네!?
- 물론 저는 제 의지로 시종이 된 것은 아닙니다.
처음엔 그저 아버지의 명령 때문이었지요.
- 하지만, 그런 관계는 이미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저는 황제를 따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에델가르트님을 섬기고 있는 것이지요.
- 주종의 계약을 뛰어넘어서 제가 그분과
함께 있다는 걸…… 모르시겠습니까.
- 저도, 좀 더 폐하와 함께 있고 싶었어요!
- 하지만, 남작의 자식에 불과한 제가
궁성에서 멋대로 행동할 수는 없었어요.
- 저택도 성 아래에 있고
영지로도 자주 돌아가야만 했고요.
- 용무가 없어도 계속 폐하와 함께 있을 수
있는 당신과는 다르다고요!
- 그건 그렇겠지요.
- 옥스령은 제국 서쪽의 끝……
제도에 없는 기간도 길었을 테니까요.
- 게다가 귀하는 언젠가 영주가 될 몸.
항상 황제의 곁에 있을 수는……
- 그렇죠. 당신과는 달리 저에게는
지켜야 하는 백성이 있으니까요.
-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아요.
- 떨어진 곳에서라도, 아니, 떨어져 있기에
폐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겁니다.
- 계속 곁에만 있다 보면
반대로 놓치는 부분도 있을 테니까요.
- 큭큭큭……
그거참 든든하군요, 모니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