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돌아와 계셨군요.
프랄다리우스령에 가셨다고 들었습니다만.
- 네. 볼일이 좀 있어서
오랜만에 영도에 다녀왔습니다.
- 오랜만에 본 프랄다리우스령은
어떠셨는지요?
- 무척 반가웠습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두 번째 고향이나 마찬가지라……
- 다른 길로 샐 여유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여기저기 들르게 되더군요.
- 흠…… 당신의 눈에는 어떻게 보였습니까?
지금의 프랄다리우스령이.
- 제 눈, 에요? ……글쎄요.
영도는 안정되어 있었지만……
- 만성적인 식량 부족 탓인지, 주위의 촌락은
위태로운 균형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 갈라테아령에서도 과거에 기근이 닥쳤을 때
식량을 둘러싼 분쟁이 일어나기도 했고요……
- 그렇다면 역시 난민에게 땅을 일구도록……
……아니, 이제 제가 나설 자리가 아니군요.
- 감사합니다, 잉그리트님.
나중에 펠릭스에게 전해 두겠습니다.
- 부탁드릴게요. ……아, 그래도
결코 나쁜 변화만 있던 건 아니었습니다.
- 거리에는 전에 없던 가게가 늘기도 했고,
여기저기 길이 정비되기도 했고요.
- 너무 오랜만에 가서 그런지,
경치가 많이 바뀌어서 깜짝 놀랐어요.
- 그러고 보니, 그렌이 살아 있었을 적에는
1년에도 몇 번씩 오시곤 하셨지요.
- ……그랬죠.
- 그나마 이런 기회가 없었더라면
찾아갈 일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 그래도……
한 번 더 찾아가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 로드릭님. 전쟁이 일단락되거든
또 예전처럼 놀러 가도 괜찮을까요?
- 물론 괜찮고말고요.
언제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하하하, 저뿐만 아니라 펠릭스와
제 처, 동생들도 함께 환영해 드리겠습니다.
- 저희 아들 녀석과 어울려 주신 당신이니
모두 깍듯이 모실 겁니다.
- 아, 아뇨! 오히려 그렌이 저랑
어울려 준 거나 다름없죠……
- 오라버니와는 나이 차이도 많이 나서,
같이 놀아 주는 몇 없는 존재였기도 하고요.
- 지금 생각하면, 그렌은 항상 저에게
휘둘리기만 했던 것 같아요.
- 당신에게, 그런 추억들이
조금이나마 양분이 된다면……
- 분명 그렌 녀석도 기뻐할 겁니다.
- ……제게 그 시절의 추억은, 예나 지금이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입니다.
- 지금까지도, 분명 앞으로도
그 시간은 제 안에서 계속 살아가겠죠.
- ……역시 갈라테아 백작의 따님.
강한 분이십니다, 잉그리트님은.
- 감사합니다, 로드릭님.
앞으로도 정진하고자 합니다.
- 너무 무리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사람이란 조금은 약해도 되는 법이죠.
- 이런…… 막 돌아오신 참인데
너무 오래 붙잡아 버렸군요.
- 아뇨, 당치도 않습니다.
오히려 늘 마음 써 주셔서 감사드려요.
- 그리 예의 차리실 것 없습니다.
당신은 제게 딸이나 마찬가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