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 돌아와 계셨군요. 프랄다리우스령에 가셨다고 들었습니다만.
  2. 네. 볼일이 좀 있어서 오랜만에 영도에 다녀왔습니다.
  3. 오랜만에 본 프랄다리우스령은 어떠셨는지요?
  4. 무척 반가웠습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두 번째 고향이나 마찬가지라……
  5. 다른 길로 샐 여유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여기저기 들르게 되더군요.
  6. 흠…… 당신의 눈에는 어떻게 보였습니까? 지금의 프랄다리우스령이.
  7. 제 눈, 에요? ……글쎄요. 영도는 안정되어 있었지만……
  8. 만성적인 식량 부족 탓인지, 주위의 촌락은 위태로운 균형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9. 갈라테아령에서도 과거에 기근이 닥쳤을 때 식량을 둘러싼 분쟁이 일어나기도 했고요……
  10. 그렇다면 역시 난민에게 땅을 일구도록…… ……아니, 이제 제가 나설 자리가 아니군요.
  11. 감사합니다, 잉그리트님. 나중에 펠릭스에게 전해 두겠습니다.
  12. 부탁드릴게요. ……아, 그래도 결코 나쁜 변화만 있던 건 아니었습니다.
  13. 거리에는 전에 없던 가게가 늘기도 했고, 여기저기 길이 정비되기도 했고요.
  14. 너무 오랜만에 가서 그런지, 경치가 많이 바뀌어서 깜짝 놀랐어요.
  15. 그러고 보니, 그렌이 살아 있었을 적에는 1년에도 몇 번씩 오시곤 하셨지요.
  16. ……그랬죠.
  17. 그나마 이런 기회가 없었더라면 찾아갈 일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18. 그래도…… 한 번 더 찾아가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19. 로드릭님. 전쟁이 일단락되거든 또 예전처럼 놀러 가도 괜찮을까요?
  20. 물론 괜찮고말고요. 언제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21. 하하하, 저뿐만 아니라 펠릭스와 제 처, 동생들도 함께 환영해 드리겠습니다.
  22. 저희 아들 녀석과 어울려 주신 당신이니 모두 깍듯이 모실 겁니다.
  23. 아, 아뇨! 오히려 그렌이 저랑 어울려 준 거나 다름없죠……
  24. 오라버니와는 나이 차이도 많이 나서, 같이 놀아 주는 몇 없는 존재였기도 하고요.
  25. 지금 생각하면, 그렌은 항상 저에게 휘둘리기만 했던 것 같아요.
  26. 당신에게, 그런 추억들이 조금이나마 양분이 된다면……
  27. 분명 그렌 녀석도 기뻐할 겁니다.
  28. ……제게 그 시절의 추억은, 예나 지금이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입니다.
  29. 지금까지도, 분명 앞으로도 그 시간은 제 안에서 계속 살아가겠죠.
  30. ……역시 갈라테아 백작의 따님. 강한 분이십니다, 잉그리트님은.
  31. 감사합니다, 로드릭님. 앞으로도 정진하고자 합니다.
  32. 너무 무리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사람이란 조금은 약해도 되는 법이죠.
  33. 이런…… 막 돌아오신 참인데 너무 오래 붙잡아 버렸군요.
  34. 아뇨, 당치도 않습니다. 오히려 늘 마음 써 주셔서 감사드려요.
  35. 그리 예의 차리실 것 없습니다. 당신은 제게 딸이나 마찬가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