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나는 기사로서 도움이 되고
있는 걸까……?
- 도움이 되긴커녕,
모두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
- 어라, 이그나츠. 왜 그래?
왠지 기운이 없어 보이는데……
- 아, 아네트씨.
죄송해요, 걱정 끼쳐서……
- 조금 생각 중이던 것뿐이니까,
전 신경 쓰지 않으셔도……
- ……아. 그러고 보니, 아네트씨는
그 구스타브씨의 따님……이시죠?
- 어? 응, 그렇지.
- 그래, 퍼거스에서도 제일간다는 기사,
구스타브씨라면……!
- ……아네트씨!
역시, 제 얘기 좀 들어 주시겠어요?
- 물론이야! 곤란할 때는 서로 도와야지.
이야기해 봐, 이그나츠.
- 감사합니다.
실은, 요새 고민이 있거든요.
- 저는 기사로서,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 건가…… 하는.
- 충분히 도움 되고 있는 것 같은데~
다들 이그나츠를 의지하고 있는걸?
- 아니에요…… 저는 기사면서 특별히
무예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 그래서, 그…… 아네트씨의 아버님
이야기를, 참고하고 싶어요!
- 구스타브씨는, 역대 퍼거스 왕을
섬겨 온 전설의 기사시잖아요!
- 그, 그렇게까지 아버지를 칭찬하니까
뭔가 나까지 쑥스러워지네……
- 물론, 내가 아는 거라면
뭐든 알려 줄게.
- 감사합니다! 그럼 바로 묻고 싶은데요,
평소에는 어떤 훈련을 하시나요?
- 검이나 창 연습은 지금도 매일 거르지 않으셔.
아마, 예전부터 계속해 오신 것 같아.
- 그렇군요…… 역시 그 노력을 인정받아
왕가의 기사로 등용되신 거겠죠?
- 노력이라기보다…… 음, 이 이야기는
큰아버지의 농담일지도 모르지만……
- 아버지는 지금 우리보다 어렸을 때부터
왕성 소속 병사로서 일하셨대.
- 그게, 40년 전쯤인가? 아직 어리셨던
선왕 폐하께서 성벽에서 떨어지는 걸 보고……
- 순간적으로 창을 던져, 옷을 성벽에 꿰어서
구해 드린 일이 계기가 되었다고 들었어.
- 그, 그렇군요…… 그런데…… 농담으로
치부하기엔 묘한 설득력이 있네요……
- 그 뒤로 창을 던져서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을
나무 기둥에 꿰는 훈련을 하루에 몇백 번이나……
- 그런 훈련은……
……아무래도 무리겠네요.
- 죄송해요, 아네트씨…… 저한테는
너무 높은 목표였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