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이쿠…… 이거 좋아하는 건데!
최고의 선물이네, 고마워.
- 혼자 먹는 밥보다 여럿이서 둘러앉아
먹는 밥이 더 맛있다더니 정말이네.
- 으악. ……아아 그게, 그러니까.
누구나 싫어하는 건 있는 법이잖아.
- 기다리게 해서 미안.
자, 그럼 나가 볼까.
- 불러 줘서 영광이야.
오늘은 어디로 갈지 정했어?
- 여긴 사람 목소리도 안 들리고 조용하네.
누워 있으면 금방 잠들겠어.
- 갑옷을 두드리든 해서 소리를 내면
곰을 마주치지 않는다는 말이 있잖아.
- 꽤 많이 올라왔네, 안 힘들어?
……아니구나, 상태를 보니 괜한 걱정이었군.
- 우리들 북쪽 출신 입장에서는
여름철에 물가가 너무 그리워져.
- 오, 어디? ……아니, 걱정하지 마.
잡아가자는 소리는 안 할 테니까.
- 남이 적은 걸 함부로 보면…… 안 되는 줄은
알지만 이런 건 신경이 쓰이는 법이지.
- 사냥? 나보다는 폐하나 펠릭스에게
권하는 편이 더 재밌을걸? 아마도.
- 동물은 참 좋아. 사람과 달리
신뢰에 신뢰로 보답해 주잖아.
- 나한테 괜히 마음 쓰지 말라니까. 비가 오면
쌀쌀해질 테니 겉옷 잘 입고 있어.
- 나는 딱히 상관없는데…… 돌아가 봐야
어차피 일이나 훈련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 아하하, 나도 제대로 타 본 적 없어!
다음에 같이 타 볼래? 가라앉으려나.
- 아냐, 괜찮을 거야. 멀미할 정도면
굳이 저렇게 작은 배에 안 탔겠지.
- 다들 만날 때마다 진지해졌다고
하던데…… 그렇게 많이 바뀌었나?
- 어렸을 적 폐하는 진짜 여자 마음이라고는
모르는 사람이라…… 아니, 그건 지금도 그런가.
- 잉그리트는 저래 보여도 제법 섬세하거든.
너무 괴롭히지는 마.
- 예전의 펠릭스는 참 귀여웠는데,
뭘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자랄 수 있는 건지.
- 조금만 더…… 자기 신세를 한탄하면
그만이었던 꼬마인 채로 있고 싶었어.
- 그대로 성신의 달까지 학교 생활이 이어졌다면
무도회도 열렸을 거래. 하아……
- 아버지와 어머니, 싸우지 않고 잘 지내실까.
빈말로라도 요령이 좋다고는 못 할 사람들이라.
- 여자애들하고 얘기하는 건 좋아하지!
그렇게 즐겁고 충실한 시간이 또 없거든.
- 사내들에게 둘러싸여 지내는 건……
뭐라고 표현하기 힘든 심정이 들지.
- 장래? 여러모로 생각하는 바는 있지만,
우선은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해야지.
- 고민이라고 할 정도는 아닌데…… 친구들이
지나치게 일하는 모습을 보는 게 힘들더라.
- 형이랑은 어머니가 다르거든.
귀족 집안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야.
- 선왕 폐하께서 서거하시고 난 후로는
소꿉친구와 만날 기회도 부쩍 줄었지……
- 왕국군에도 여러 인재가 있거든.
폐하께서 적재적소로 배치해 주시길 바라야지.
- 왕국 귀족은 다들 무예만 갈고닦는 느낌이잖아?
그러니 나 같은 사람이 머리를 굴려야지.
- 폐하를 잘 보좌해 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래 봬도 꽤나 의지하고 있다구.
- 깨달았어. 미인은 꼬드기는 것도 좋지만
가만히 지켜보는 것도 좋다는 사실을.
- 교단에는 자주 책을 빌리러 가.
이게 또 흥미로운 책이 참 많아서 말이지……
- 기마대를 이끌고 전장에 나서면 흙먼지나
모래 때문에 머리가 푸석해진단 말이지.
- 모르피스 쪽에는 초목의 즙으로
머리카락을 물들이는 문화가 있대.
- 이야기할 땐 상대의 눈을 보면서 해야 한다……
어릴 적에 아버지에게 자주 들었었지.
- 그렇게 물끄러미 쳐다보면……
뭐라고 해야 하나, 좀 부끄러운데.
- 갑옷 손질은 참 힘든 일이야……
녹슬지 않게 신경도 써 줘야 하고.
- 제국이나 동맹 녀석들과 비교하면, 뭐랄까……
왕국 장수는 갑옷을 껴입어서 삼엄해 보이지.
- 고마워. 또 권해 줘.
-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
- 그래, 적당히 힘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