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넌 눈치가 빠르구나.
이거, 좋아하거든. 고마워!
- 고마워, 마침 출출하던 참이었거든.
자, 먹자 먹어!
- 배만 차면 뭐든 상관없어.
고맙게 받을게.
- 뭐야. 훈련하자고 부른 거 아니었어?
뭐, 상관은 없지만……
- 그럼 가 볼까?
꾸물거리면 두고 간다!
- 결투하기엔 딱 좋은 곳이군!
……알았어 알았어. 농담이야.
- 숲에 있으면 마음이 진정되는구나……
……이봐. 내가 뭐 이상한 소리 했어?
- 있잖아, 높은 곳에 올라오면 괜히 한번
뛰어내려 보고 싶어지지 않아?
- 가끔은 이런 한적한 곳에서
쉬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한데.
- 하하, 받아 둘게.
너도 꽤 폼 잡는 걸 좋아하는 녀석이구나.
- 이봐, 그걸 나한테 줘서 뭘 어쩌게?
나 참……
- 오, 사냥이라. 좋은 생각이야.
그럼 이번엔 우리끼리 큰 걸 잡으러 가 볼까?
- 레아님도 동물을 좋아하셨어. 대수도원에
개나 고양이가 많았던 것도 그 영향이지.
- 크게 다친 건 아니니까 괜찮겠지만
상처는 제대로 씻어 둬.
- 이것 봐, 네가 무슨 애야?
뭐, 단련도 될 테니 딱히 상관은 없지만……
- 괜찮기는 한데…… 너도 낚시를 좋아하는구나.
낚시 좋아하는 사람이 많네, 이 부대.
- 꽤 깊어 보이는데? 놀고 싶으면
낚시 같은 거나 하는 게 좋지 않겠어?
- 어릴 적부터 바느질은 잘 못했는데
천막이 찢어지거나 하면 필요하단 말이지……
- 저기, 진짜로 안 겨뤄 볼 거야?
모처럼 나왔는데 아깝게.
- 그러고 보니 넌 이명 없어?
하핫, 내가 뭐라도 지어 줄까?
- 난 더 강해질 거야.
지켜야 할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 이러고 있으니 참 평화롭네……
뭐라고 해야 하나…… 오히려 진정이 안 돼.
- 나도 가르그 마크 사관학교에서 공부했어.
말하자면 네 선배라고 할 수 있지.
- 레아님은 지금의 포드라에 필요한 분이셔.
어떻게 해서든 지켜야 해……
- 검이나 단련도 좋지만 노래를 듣는 것도 좋지.
특히 연회장에서 듣는 노래는 최고야.
- 맛없는 밥과 맛없는 술이려나. 뭐, 그렇다고
전장에서까지 투정 부릴 생각은 없어.
- 목숨이 다할 때까지 이 검으로 레아님을
지키는 것. 그게 내 바람이야.
- 그야 뭐…… 고민이야 이것저것 많지만
굳이 푸념할 만한 건 없네.
- 아버지께 물려받은 "뇌정"에
부끄럽지 않은 싸움을 해야지.
- 사관학교에 있었을 적에도 파트너가 될 거라고
믿었던 녀석이 있었어. ……되지는 못했지만.
- 기사단이나 왕국군이나 실력자가 참 많아.
훈련 상대가 부족하지 않은 점은 마음에 들어.
- 적진에 달려들어서 전부 베어 버리는 것.
그게 내 전투 방식이야.
- 이봐, 대련 안 할래?
네 실력 좀 더 보여 줘.
- 전쟁이 끝나면 다시 용병 일로 돌아갈 거야?
뭐가 됐든 후회는 남기지 마.
- 레아님 말씀에 따라 여기서 싸우고 있지만
가끔은 레아님 얼굴도 뵙고 싶은걸……
- 이만큼 싸우다 보면 싫어도 단련이 돼.
아니 뭐, 단련되는 거야 바라던 바지만.
- 머리? 대충 잘라서 묶었을 뿐인데.
왜 그렇게 빤히 쳐다봐?
- 어릴 땐 기른 적도 있었어.
결국 걸리적거려서 잘라 버렸지만.
-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
내 얼굴을 똑바로 보고서 말이야.
- ………………
……훗, 눈 돌렸지? 내가 이겼어.
- 이 갑옷, 제법 괜찮지?
마음에 든 거야.
- 레아님이 가지신…… 세이로스의 문장이
새겨진 갑옷이야. 깨끗하게 닦아 둬야지.
- 오늘은 고마웠어.
다음에 또 불러 줘!
- 너하고 같이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
- 좋아, 얼른 끝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