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러 내가 좋아하는 걸 대접해 주다니
이거 기쁜데.
- 고맙다! 이야, 이번 달도 사정이 겹쳐서
지갑이 허하던 참이었거든.
- 지금 약간 배가 불러서 말이야.
혹시 다 못 먹어도 용서해 줘.
- 호오, 나들이라.
좋지. 나야 한가하니까.
- 마침 나도 너랑 외출하고 싶던 참이었거든.
자, 가 볼까.
- 옛날 생각 나네. 예전엔 홀스트 녀석이랑
자주 이렇게 놀러 나왔었는데.
- 순간 숲속에서 무술 훈련이라도 하는 줄 알았네.
뭐, 그건 아니겠지.
- 우리 어머니 고향은 산속에 있어.
여기보다 더 깊은 산이지만.
- 운치 있는 곳을 다 알고 있네.
누가 알려 준 거야?
- 새라고? 먹을 수 있어 보여?
설마 저번에 내가 말한 거대 새는 아니겠지.
- 설마…… 아니, 잘못 봤군. 예전에 알던 사람이
편지를 묶은 화살을 쏘아 보내곤 했거든.
- 좋지, 사냥은 귀족의 소양이니까.
……일단은 나도 귀족이었다 이거야.
- 그렇다 해도 말이야, 너 정도로 기백이 센
녀석이 나타나면 짐승이 달아나지 않겠냐.
- 이거 참, 면목 없군.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하하하.
- 안 될걸. 냉정하게 생각해 봐.
아무리 힘이 있다 쳐도 체격 차이가……
- 나만 믿어, 여기서 제일 큰 걸 낚아 주지.
돌아가는 길에 생선 냄새가 진동하겠군.
- 물놀이를 하자고?
……넌 참 천진난만하구나.
- 너도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여 봐.
마음이 깨끗해지는 기분이야.
- 공기가 맑은 곳에 있으면, 가~끔
그 지하의 탁 막힌 공기가 그리워지더라고.
- 대련이라도 하면서 몸이나 덥힐까?
아, 아니, 억지로 하자는 말은 아니고.
- 넌 모르겠지만, "잿빛늑대반"이라는
제4의 반이 가르그 마크에 있었어.
- 혹시 날 노리는 적이 나타나거든,
미안하지만 힘 좀 빌려줘.
- 나는 마음 정리를 잘하는 편이지만, 그게
안 되는 녀석은 힘들겠지. 시대가 이러니……
- 나도 일기당천, 혼자서 싸움의 흐름을
뒤집을 만한 활약을 해 보고 싶어.
- 돈, 싸움, 여자, 도박…… 어이, 그런 눈으로
보지 마. 난 엄청 진지하다고.
- 현상금 사냥꾼들이지. 그 외엔 천벌받을
만한 짓은 아무래도 할 마음이 안 들어.
- 그야 "포드라 격투왕"이지.
레스터의 칭호는 이미 갖고 있으니까.
- 돈이 없는 것, 도박에서 못 따는 것 등등……
어른의 고민은 끝이 없다고.
- 너도 산골 마을 출신이지? 우리 어머니도
그렇거든. 묘하게 친밀감이 드는걸.
- 여자 얘기 말이야? 그게 아니면, 대부분은
홀스트랑…… 힐다에 관한 추억인데.
- 진지한 녀석이 너무 많아. 좀 더 주변에서
까불어 대면 나도 마음 편할 텐데.
- 여기 이 두 주먹이 안 보이는 거야?
뭐, 딱히 무기를 들어도 상관은 없지만.
- 너, 남의 평가에 신경 쓰는 성격이었냐?
아니, 그런 질문을 하는 게 뜻밖이라서.
- 딱 내가 좋아하는 타입이야.
게다가 실력도 그렇게 뛰어날 수가 없지.
- 나쁘지 않아. 무엇보다 마음껏 주먹을
휘두를 수 있잖아. 울분이 쌓일 일이 없지.
- 나쁘지는 않은데…… 오늘은 좀 그래.
그게, 어제 밤늦게까지 진탕 놀아서 말이지……
- 이거? 머리가 거슬리니까 이거나 하라고
그 자식이 줬거든. 조금 된 일이야.
- 내 머리카락은 어머니에게 물려받았어.
아버지도 동생도 곱게 찰랑거리는 생머리야.
- 내 얼굴에 반한 거야?
뭐, 얼마든지 쳐다봐도 상관없어.
- 몇 번이고 사선을 넘나들었으니까.
어딘지 모르게 깊이가 있는 얼굴이지?
- 격투왕의 강철 육체에 관심 있어?
단련 방식이 남다르거든.
- 그래, 이게 바로 빚 대신 팔릴 뻔한 몸……
아니지! 난 물건이 아니라고.
- 이야, 휴식이란 건 참 좋구만.
너도 푹 쉬었어?
- 네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어.
또 오자, [HERO_MF].
- 뭐, 힘을 합치면 어떻게든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