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게 해서, 제국과는 정전하기로 했어.
앞으로는 왕국과 교단이 우리의 적이야.
- 교단이 적이라고?
아주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하는구나.
- 세이로스교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어디까지나 중앙 교회의 해체가 목적이지.
- 레아님을 벤다는, 뜻이죠……?
그런 짓을, 해도 되는 걸까요……
- 직접 말씀을 나눈 적은 별로 없지만,
레아님도 세테스님도 나쁜 분 같지는……
- 그 사람들도 속내가 따로 있었다는 거지.
……제국 쪽 얘기가 사실이라면 말이야.
- 그 사람들도 속내가 따로 있었다는 거지.
……제국 쪽 얘기가 사실이라면 말이야.
- 설마 제국의 구슬림에 넘어가서
이렇게 된 건 아니겠지?
- 물론 제국은 자신들을 위해
우릴 이용하려 하고 있을 거야.
- 하지만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을 내가
받아들일 것 같아? 이쪽도 이용해 줘야지.
- 포드라의 균형은 이미 무너졌어. 이대로
방관만 한다면 입지가 점점 좁아질 거야.
- 지금은 제국과 보조를 맞추며 세력을 넓혀서
제국 이상으로 힘을 키워 두어야 해.
- 이 전쟁을 최대한 빨리 끝내면서도
레스터의 독립을 지켜 낼 방법은 그것뿐이야.
- 그걸 위해, 아무런 원한도 없는
퍼거스를 먹이로 삼겠다는 거야?
- 우리는 원한이 없지만…… 역사를 보면
레스터는 늘 먹이 취급을 당해 왔던 땅이야.
- 제국에게서 독립하기 위해 싸웠던 백성들은
중간에 껴든 퍼거스의 침공을 받아 정복당했어.
- 초승달 전쟁을 거쳐 독립한 후에도 간섭을
받았고, 다프넬가의 분단 소란까지 일어났었지.
- 윽, 그건……
- 게다가…… 왕국과는 양립할 수가 없어
그들은 중앙 교회를 보호하고 있으니까.
- 난 원래 그들의 교의에 회의적이었거든.
그건 질서를 강요하는 것일 뿐이라고.
- 문장을 중시하는 귀족제의 정당화,
이교도와 이민족을 향한 배척……
- 게다가 제국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중앙 교회가 저지른 죄는 셀 수도 없겠지.
- 클로드! 너는 귀족 제도를
파괴할 셈인 거냐? 그런……
- ……보고할 게 있어. 아릴 계곡 부근에서
제국군과 세이로스 기사단이 교전 중이야.
- ……보고드립니다! 아릴 계곡 부근에서
제국군과 세이로스 기사단이 교전 중입니다!
- 제국군이 벌써 그런 곳까지
군을 보낸 건가?
- 우리 영지 근처에서 무슨 짓들이람……
- 기사단을 이끄는 건 카트린인 것 같아.
제국군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 거야.
- 카트린씨……!
세이로스 기사단 최고의 실력자가……
- 폐하, 어떻게 할 건가? 일전의 회담을
생각하면 제국군에 가세해야 할 것 같다만.
- ……음, 그렇겠지.
- 기다려, 이야긴 아직 안 끝났다.
너는 이 포드라를 어떻게 할 생각……
- 부수고 싶어.
포드라의 폐쇄적인 질서를 모조리 다.
- 그러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
각오를 해야 한다면, 지금이야.
- 정말 그래도 괜찮겠어?
국내의 신도들에게는 뭐라고 설명할 셈이야?
- 대책은 생각해 뒀어. 그 건과 관련해서
주디트에게는 나중에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
-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말도 안 되는 대책만 아니길 바라마.
- 걱정하지 마. 주디트, 로렌츠.
지금은 나를 믿고 따라와 줘.
- 다프넬령 부근의 교단병을 죄다 섬멸할 거야.
레스터 연방국군, 출격이다!
- 샤미아, 괜찮겠어?
- 샤미아, 괜찮겠어?
- 전에도 말했을 텐데.
나는 이미 교단 사람이 아니야.
- 하지만 카트린은 기사단 내에서도
친했던 사람이잖아?
- 하지만 카트린은 기사단 내에서도
친했던 사람 맞지?
- 그래, 내 파트너였어.
……하지만 그것도 다 옛날이야기지.
- 갈라선 이상, 서로 칼을 맞댈 수밖에.
- 일말의 망설임도 없다는 건가……
역시 대단하군.
- 일말의 망설임도 없다는 건가……
역시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