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누엘라씨, 오늘도 낯빛이 안 좋네.
  2. 무례하네…… 어제 좀 많이 마셔서 그래. 그보다, 너도 봤지?
  3. 그래, 봤어. 나도 그 숙소에 있었으니까. 아주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깜짝 놀랐어.
  4. 그렇지? 근데, 목소리만?
  5. 아니,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모습도 뭐랄까…… 가련해 보였어, 정말.
  6. 항상 그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노래를 불러 주고 있는 거야?
  7. 설마. 그렇게 싼 사람은 아니거든, 나도?
  8. 어제는 너도 있었으니까 특별히 해 준 거야. 전에 약속했잖아. 기억해?
  9. 응, 입막음의 대가지.
  10.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 내 잠꼬대 이야기라든지……
  11. 자신 있게 부정한다
  12. 기억이 애매해서 부정할 수 없다
  13. 아무한테도 말 안 했지. 남자에게 버림받은 꿈 이야기 같은 건.
  14. 쉬잇! 정말, 조용히 좀 해.
  15. 으음, 글쎄…… 아마 이야기 안 한 거 같긴 한데……
  16. 잠깐, 진짜지? 누구한테라도 이야기했으면 가만 안 둘 거야, 내가.
  17. 뭐, 근데 숙취로 비틀거리는 마누엘라씨도 난 싫지 않은데.
  18. 어머, 그래?
  19. 나른한 분위기가 어른스러워 보여서. 게다가, 당신도 다양한 면이 있잖아?
  20. 의사로서 일하는 모습도 있고 전장에서 싸우는 모습도 있고……
  21. 난 어떤 모습이든 꽤 좋던데.
  22. 좋다고?
  23. 좋다기보단, 보고 있으면 질리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가희 모습도 좀 보고 나니 더 그렇더라.
  24.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으면서 하나의 인격을 형성한다고 생각하는데.
  25. 마누엘라씨는 그게 현저하다고나 할까…… 어떤 게 진짜 모습인가? 싶어져.
  26. 그야 당연히 내 진짜 모습은 눈부신 빛을 받으며 무대에 서는 가희……
  27. ……농담이야. 그렇지 않다는 것 정도는 알아, 나도.
  28. 그렇게 과거의 영광에 매달리면서 자신을 위로해야 하는 나이인 거야, 알겠어?
  29. 흐음…… 그럴 필요가 있을까?
  30. 지금의 마누엘라씨가 현역의 가희 시절 때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데.
  31. 어머, [HERO_MF]…… 그거, 혹시 날 유혹하는 거니?
  32. 어? 아니…… 그럴 생각으로 한 말은 아니야.
  33.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의 매력은 한층 더 깊어진다고 해야 하나……
  34. 괜찮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오늘 밤, 우리 둘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좀 할까?
  35. 아 그게, 아니, 오늘 밤엔 꼭 해야 하는 일이 있었던 것 같아. 미안, 다음에 하자.
  36. 어머, 그래? 그럼 이 이야기는 나중에 날 잡고 천천히 이야기해 보도록 하자.
  37. ……도망치면, 용서하지 않을 거야?
  38. 아하하…… 농담, 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