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흡! 하앗! 탓!
이야압!
- ……오늘은 이 정도만 해 둘까.
- 훌륭한 창 솜씨입니다.
역시 문무를 겸비한 귀족이라 할 만하군요.
- 휴베르트……
너는 여전히 신출귀몰하군.
- 훈련 중에 갑자기 나타나면, 잘못해서
창에 찔리더라도 뭐라 할 수 없을 거다.
- 그렇겠지요.
훈련 중 사고는 자주 있는 일이니까요.
- 가령 귀하께서 저를 지금 찔러 죽이더라도
단순한 사고로 치부될 테지요.
- 휴베르트.
농담이라도 그런 말은 하지 마.
- 아니다, 먼저 입을 놀린 건 내 쪽이었지.
미안하다.
- ……이런. 순순히 사과해 버리시니
반응하기가 곤란해지는군요.
- 그나저나, 귀하의 훈련은 요즘 들어
귀기가 서린 듯 보입니다.
- 무엇이 귀하를 그렇게까지 몰아세우는지,
조금 신경이 쓰여서 보러 온 참이었지요.
- 당연하지. 이 전쟁도 슬슬 결말을 향해
치닫고 있다고 봐.
- 그렇기에 한층 더 마음을 다잡고
승리를 향해 나아가야 하지 않겠나.
- 동료를 위해, 제국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 그리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인가요.
- 아버지? 왜 그리 생각하지?
- 제국을 지탱하던, 내가 동경한 아버지는
먼 옛날에 사라졌어.
- 메리세우스 요새에 있던 건,
삶의 방향을 잃은 반역자에 불과했지.
- 그런 걸 이제 와서……
- 페르디난트님.
- 부정하시려거든 그저 「아니다」라고만
하시면 됩니다.
- 말을 거듭하면 오히려 진실임을
인정하는 꼴이 되지요.
- 그럴 생각은 전혀 없어.
없지만……
- 마음속 어딘가에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은 부정하면 안 되겠지.
- 귀하도 변하셨군요.
아니, 본질은 전혀 변하지 않았지요.
- 하지만, 완고한 고집은 그대로인 채
몹시 유연한 표정을 짓게 되셨습니다……
- 너는 변함이 없네.
내가 아무것도 모르던 무렵부터……
- 그때부터 흔들림 없이, 에델가르트와 둘이서
오직 이 길만을 걸어왔지.
- 하지만 지금은 그 길을 모두가 걷고 있어.
너희는 그 선두에 서 있는 거고.
- 무슨 말씀이 하고 싶으신 건지요?
- 그 길의 선두에 나도 함께하겠어.
황제의 양옆에 둘이 나란히 서자는 거지.
- 그게 나와 너……
즉, "제국의 쌍벽"이다!
- ……"제국의 쌍벽"인가요.
큭큭큭큭…… 크하하하하하하!
- 후하하하!
……너무 많이 웃는 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