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아…… 페르에게 뭐라고 해야
좋을지. 난처하네……
- 싫어하던 것도 내 오해 때문이었고,
사과해야 하는데…… 앗!
- 도로테아!
- 페르? 대체 무슨……
- 이 이상 가까이 가지 않을 테니,
거기서 들어 줘, 도로테아!
- 전에는 미안했어! 아마 내가
네게 깊은 상처를 주고 만 거겠지!
- 어리석은 난 아직 이유를 모르겠어.
크게 비웃어도 상관없어! 다만……
- 어머…… 사랑싸움인가?
무슨 일일까……
- 설마 페르디난트님이 바람을?
……그럴 수도 있겠다.
- 잠깐, 페르!?
큰 소리로 그런 말 하지 마세요!
- 하지만 넌 내게 가까이 오지 말라고 했어!
그 말에는 따를 수밖에 없잖아!
- 제발 날 용서해 주지 않겠어?
너와 이런 관계로 끝내고 싶지 않아!
- 꺅~ 열렬한 고백이네.
도로테아씨는 싫어하는 것 같지만.
- 글쎄,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이 정도 벽은 뛰어넘어서……
- 페르! 용서할 테니까!
일단 큰 소리로 말하는 건 그만두세요~!
- 도로테아, 용서해 주는 건가?
내 마음에 귀를 기울여 줘서 고마워.
- 그렇게 소리를 질러 대니
그럴 수밖에 없잖아요……
- 그, 그렇군.
그럼 아직 화가……
- 저기요, 페르. 우선 말해 두겠는데……
당신이 사과할 필요는 없어요.
- 왜지? 설마, 평생 날 용서할 생각이
없다는 뜻인가. 그렇다면……
- 얘기를 좀 들어 보세요.
사과해야 할 건 오히려 저예요.
- ……왜 네가 사과를 하지?
넌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만.
- 그때…… 제가, 당신과 에델이 얘기하는 걸
좀 떨어진 곳에서 우연히 들었거든요.
- 앙바르 큰길에 있는 분수에서
노래하던 물의 정령 이야기……
- 당신이 봤다는 물의 정령은 아마……
어린 시절의 저일 거예요.
- ……뭐라고!?
- 마침 그날, 마누엘라 선배를 만나서
가희가 되란 소릴 듣고 들떠 있었거든요.
- 조금이라도 더러운 걸 씻어 내려고,
분수에 들어가서 물을 끼얹고 있었어요……
- 그때 당신이 나타난 거죠.
- 그렇게 된 건가……
- 하지만 그 아름다운 물의 정령이
너였다고 하면…… 그건……
- ………………
- ………………
- 아, 아무튼! 그래서 부끄러우니까
가까이 오지 말라고 했던 거예요.
- 으, 음. 이해했어.
오해가 풀려서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