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린하르트! 일어나, 잠이나 잘 때가 아니야!
  2. 하암…… 카스파르, 뭐야? 아직 대낮인데……?
  3. 아니, 벌써 대낮이겠지……
  4. 따뜻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의 조화가 날 잡고 놔주질 않아. ……잘 자.
  5. 내가 떨쳐 줄 테니 일어나! 엄청난 걸 찾았다고!
  6. 너 말이야…… 항상 그렇게 말하는데 제대로 된 거였던 적이 없었잖아.
  7. 말이 좀 심하네. 하지만 이번 건 지금까지 중에 제일 굉장해!
  8. 정말이려나…… 나 참…… 그래서, 뭘 찾았는데?
  9. 이것 좀 봐! 누가 엄청 큰 곰을 잡아 놨어!
  10. ……아니, 그다지 보고 싶지 않은데. 피가……
  11. 처리도 제대로 해 놓은 것 같고, 정말 괜찮다니까!
  12. 처리를 했어도 상처는 남아 있고, 피도 전부 다 빠진 건 아닐걸.
  13. 그보다 이 무시무시한 얼굴 좀 봐! 나도 언젠가 곰을 잡아서……!
  14. 하아…… 그럼 사냥 모임을 결성하거나 덫을 써서 사냥하면 되잖아.
  15. 난 사냥이 하고 싶은 게 아냐. 때려잡고 싶다고! 이 주먹으로!
  16. 그러고 싶은 네 마음은 알겠는데, 그게 가능한 건 포드라를 통틀어서……
  17. 우리 아버지 정도밖에 없다고 할 거지? 젠장~ 질 수 없어!
  18. 그래 봐야, 베르그리즈 백작이 맨손으로 곰을 잡은 건 사관학교 시절이잖아.
  19. 넌 이미 진작에 그 나이가 지났는데……
  20. 아니, 아직 안 늦었어! 나도 곰을 잡아서 아버지처럼 갑옷을 만들어 달라고 할 거야.
  21. ……어렸을 때도 넌 똑같은 말을 하면서 날 억지로 끌어들였었지.
  22. 곰을 찾는 네 손에 이끌려 산에 들어갔다가 옷이고 머리고 몇 번이나 엉망이 되질 않나……
  23. 네가 다칠 때마다 처치를 해 주다 보니 치료 마법이 특기가 되질 않나……
  24. 오, 그건 잘된 거잖아! 나도 덕분에 살았고!
  25. 뭐, 그게 잘된 일인지는 제쳐 두더라도, 지금 우리에게 그럴 여유는 없잖아?
  26.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27. 여유가 없다니, 무슨 뜻이야?
  28. 지금 쓰러뜨려야 할 건 곰이 아니라 적이잖아.
  29. 네 그 꿈은, 전쟁이 끝나고 나서……
  30. 평화롭게, 마음껏 낮잠 잘 수 있는 세상이 오거든 그때 이루면 된다고 봐.
  31. 그건, 확실히 그런 것 같긴 한데.
  32. 그런 날이 오면 나도 같이 가 줄게. 그러니까 지금은 눈앞의 일에 집중하자.
  33. 알았어. 그럼 곰과의 싸움은 미뤄 두도록 하지!
  34. 이 전쟁에서 살아남아 강해진 나라면 곰 따윈 한주먹감일 테니까!
  35. 아니, 그건 아니…… 뭐, 그럴 가능성도 없진 않겠네.
  36. 그럼 둘 다 살아남자. 우리의 여유로운 삶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