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훌쩍…… 흑…… 훌쩍……
  2. 베르나데타, 여기서 뭐……
  3. 아, 내가 방해했나 보네. 그럼……
  4. 린하르트씨이이이! 제 말 좀 들어 보세요오오!
  5. 이런……
  6. 여기서 전에 밀회하던 두 분 기억하세요? 남자분이 죽고 말았대요!!
  7. ……뭐, 그런 일도 있겠지. 비극의 사랑 이야기가 하나 늘었구나.
  8. 둘이 행복해질 거라고 믿었는데……! 이런 결말은 너무 잔혹해요오오!
  9. 그렇기는 한데…… 우리 나라가 전쟁을 선택한 결과잖아.
  10. 지금이야 우린 그걸 멈추려는 입장이지만, 전쟁 중이라는 건 변함없으니까.
  11. 그래도, 그래도,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으면 목숨의 위기마저 뛰어넘을 수 있다고……
  12.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네, 너도 참. 뭐, 그야 전장의 괴력이라고 해야 하나……
  13. 비상시엔 몸이 지닌 것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때가 있다고는 생각해.
  14. 하지만 그건 아주 조금 도움이 될 뿐이야. 죽을 사람을 살리는 정도는 아니지.
  15. 그런 건 베르도 알아요! 슬프지도 않나요, 린하르트씨는?
  16. 음…… 굳이 따지자면 슬프기는 해.
  17. 구, 굳이 따지자면……!? 그 정도로밖에 생각 안 하신다고요?
  18.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잖아. 적의 병사도 많이 죽었는데 왜 아군만 슬퍼해야 해?
  19. 네? 그, 그건……? 아군이라서 그런 거 아닐까요……?
  20. 물론 네가 죽으면 슬플 거야. 그러니까 죽지 않았으면 해.
  21. 내가 가장 죽지 않기를 바란 사람은 이제 이 세상에는 없기도 하고……
  22. 저, 저도 린하르트씨가 죽지 않기를 바라요!
  23. 죽으면 지금보다 더 울 거라구요! 상상하니까 눈물이이이이이……
  24. 난처하네…… 상상한 걸로 울지 마. 아직 안 죽었는데.
  25. 그, 그렇죠! ……죄, 죄송해요, 린하르트씨!
  26. 아니, 괜찮아. ……그러니, 하다못해 우리는 같이 살아남자.
  27. 이 전쟁에서 둘 다 살아남는다면, 네 말이 맞았다고 내가 사과할게.
  28. 사과라니, 뭘 말인가요?
  29.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도 목숨의 위기는 뛰어넘을 수 없다고 부정한 것 말이야.
  30. 그렇지 않다는 반례가 생기는 거니까.
  31. 아, 그 얘길 하신 거군요!
  32. 그야 베르와 린하르트씨라면, 마음의 힘으로…… 어라……? 응?
  33. 이제 진짜로 말하는 게 지친다…… 잘 자……
  34. 또!? 갑자기 주무시면 안 된다니까요! 놓고 가 버릴 거예요!
  35. 흐암…… 잘 잤다…… 응? 저건……?
  36. 말도 안 돼……! 믿어지지가 않아! 진짜지……? 기도가 통했나 봐……!
  37. 죽을 뻔했을 때, 네 얼굴이 떠올랐어! 그러고는 기적이 일어나서……
  38. 전사했다는 건 오보였나 보네? 베르나데타에게 알려 줄까.
  39. ……하지만 베르나데타라면…… 귀신인 줄 알고 뒤집어질 수도 있겠군.